▲ '안중근 의사'에 대해 상반된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중국 외교부 홍레이 대변인(좌), 일본 스가요시히데 관방장관(우)
[ 월드투데이 = 오효진 기자 ]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안중근 의사는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유명한 항일의사"라며 "외국인 기념시설 규정에 따라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 관련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양제츠(杨洁篪) 국무위원과의 만남에서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훙 대변인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제의한 동북아 공동역사 교과서 출판 제의에 대해 "역사 교과서 문제에서 일본은 아시아 주변국의 요구와 일본 군국주의가 저지른 역사적 범행을 직시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본이 이를 듣고 관련 문제에 대해 진실하고 성실한 태도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중 간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기대해 볼만하다.

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9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와 관련해 "안 의사는 일본에게는 '범죄자'"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일본은 그동안에도 안중근에 대해 범죄자라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밝혀왔다"며 "일본의 주장을 분명히 한국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을 범죄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시대에 이토 히로부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와 일본이 당시 주변국에 어떤 일을 했는지를 돌이켜보면 스가 관방장관의 발언과 같은 발언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안 의사는 범죄자라는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해 왔다는 스가 장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과거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겸허히 반성하고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오후 늦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대해 "과잉반응"이라며 "기존 우리나라의 입장을 담담히 밝혔을 뿐이다"라고 다시 맞받았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입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한-일 관계의 위기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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