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종수(평통서울동작구 자문위원)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국정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마음 든든함을 가진다. 그의 중국 방문 며칠동안, 중국 전역은 일종의 ‘박근혜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모든 면에서 이슈를 점했던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그만큼 국격을 높인 시진핑과의 정상회담, 칭화대에서의 중국어 연설, 중국 최고위 서열들의 면담 등은 분명히 생산성 있고 실효성 있는 외교활동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시진핑 주석 앞에서 당당히 북핵 불용에 대해 분명하게 언급한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5일부터 4박6일간 미국을 실무 방문하면서 현지에서 만난 한미 경제인들과 LA교민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불구하고 경제나 안보에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전례 없는 미국 내 정치 경제인들로부터 환대를 받았고, 또 그만큼 방미 성과도 만들어낸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붙을 만도 하다. 이런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 시민사회와 미국 경제계는 한국에 대한 긴장감을 푸는 동시에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 심리도 어느 때보다 가속도를 붙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4월 말에 이어 5월 중순까지 이어진 한미합동 해상훈련을 앞두고 또다시 ‘불바다’ 운운하던 북한이 지난 5월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로켓 발사대에 장착했던 미사일2기를 슬그머니 내렸다. 그리고는 지하 창고 시설로 보냈다는 것이 믿을 만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를 CNN이 분명하게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월12일, 그동안 준비 중이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전격적으로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바 있다. 북한이 발표한 핵실험 탄두의 ‘소량화’든 ‘경량화’든 그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벼랑 끝에 몰릴 때마다 저들은 젖 달라고 보채는 애기들처럼 온갖 쇼를 다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황당하기 그지 없는 협박과 저열한 위협을 쉬지 않고 쏟아냈었다.
그런데 정작 위협의 대상자인 우리 국민들의 의식은 어땠는가? 누구 하나 저들의 협박에 꿈틀대는 국민이 없었다. 예전처럼 겁먹은 일부 시민들이 사재기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핵탄두를 쏘아 올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데도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국민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되레 “짖어라. 니들 목만 아플테니” 하면서 저들의 협박을 즐기는 국민까지 있었을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지금 북한의 사정은 소위 오렌지족들이 모여 산다는 평양을 제외한 전역이 먹을 것이 없어 난리라는 점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구호물자는 당 고위직들이 구호물자 차량을 지방 어느 특정지역에 몰고 가서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처럼 쇼를 펼치다가 외국인들이 자리를 뜨면 싣고 갔던 물자를 그대로 평양으로 가져간다는 증언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자기 식구들의 의식주도 해결 못하는 가장은 이미 능력과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지원받은 외화를 순전히 대남, 혹은 대미(對美) 위협과 협박용 핵시설을 만드는데 쏟아붓고 있음은 만천하가 다 아는 일 아닌가. 오렌지족들이 모여 산다는 평양도 지금은 열악하기 그지없다는 소식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철없는 김정은을 하늘 모시듯 하는 북한의 당 간부들은 자기 자식, 혹은 손자 나이뻘의 김정은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하다. 서른 살도 안 된 애송이가 무슨 정치력이 있으며 정책이 있겠는가. 민중은 굶어죽든 말든 제 잇속만 챙기고, 국민은 멸치처럼 말라가는데 피둥피둥 살만 오른 어린 지도자를 숭상하는 저들의 충성경쟁을 보면서, 참 세상 말세란 생각이 든다. 그런 집단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드디어 북한의 최고 우방국인 중국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듣기로는 이미 신의주와 단동을 잇는 압록강 철교가 교역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중국 최대 금융권들이 이미 북한을 상대로 대북거래중지에 들어갔다. 이는 북한이 핵실험을 반대하는 UN안보리의 협약과 결의문 채택을 준수하는 중국 시진핑 정부의 실력행사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중국은 북한을 내놨다고 보면 좋겠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여간 골치 덩어리가 아닌 김정은을 어떻게 달래고 말고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번 기회에 단단히 혼쭐을 내서 국제 사회로 끌어내겠다는 의지의 일단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가 탄생하면서 필자는 적어도 안보 문제만큼은 누구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철학이 있으려니 했다. 그 예상은 적중하고 있다. 주변 4강 중에 미국과 중국을 가장 먼저 방문국으로 선정한 선입견 또한 현명했다고 본다. 세계 최강국 지도자와 머리를 맞대고 ‘북핵 불용’을 논하는 우리 대한민국 지도자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맛이 다른 국민행복시대 안에 머무르게 되는가 보다. 그래서 북핵 위협이 머리 위에서 춤을 추더라도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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