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 3년이 지났다. 당시 북한은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포탄 170여발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우리 측은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4명이 사망하고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모두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북한이 6ㆍ25 전쟁 이후 민간인들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공격을 가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사건은 북한이 언제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으로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을 온 국민에게 확인시켰다. 우리 군의 대응은 부실했고, 국민은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확인했다. 해병들은 쏟아지는 포탄을 두려워하지 않고 북한을 향해 K-9 자주포를 쏘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자주포 6문중 3문은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 우리 군의 부실한 대응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됐으며, 결국 김태영 국방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했다. 후임 김관진 장관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오면 자위권 차원에서 전투기로 폭격하겠다"면서 '전투형 부대 육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후 우리 군은 서북쪽 섬들에 대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충분히 응징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데 주력했다. 실제로 많은 무기와 병력이 보강돼 이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인다. 군 당국은 2011년8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했고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에 병력 1천200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또 K-9 자주포를 비롯해 다연장 로켓, 신형 대포병레이더(ARTHUR), 코브라 공격헬기, K-10 탄약운반차량 등도 신규 또는 추가 배치됐다. 특히 북한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은 지난 5월에 전력화가 완료됐다. 이제는 북한이 도발하면 전투기 등 육해공군 전력을 총동원해 도발 원점 뿐 아니라 지휘세력까지도 초토화시킨다는 것이 군 지휘부의 의지다.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 이후 지난 3년간 추가 도발을 하지는 않고 있으나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북한군은 올해초부터 최전방 부대에 개량형 240㎜ 방사포를 배치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4군단 예하 도서 포병부대에 122㎜ 방사포 50~60여 문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서해도서를 3차례 시찰하면서 "남측 함정이 군사분계선 해상수역으로 침범하면 조준격파 사격을 하라"면서 "싸움의 날 불바다에 잠기고 처참하게 짓이겨지는 적진을 (월내도) 방어대장이 직접 사진을 찍어 최고사령부에 전송하라"고 지시했다. 호전적인 발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연평도 포격도발 3주기를 맞아 22일 서북도서 등에 대한 적(敵)의 도발 상황을 상정한 국지도발 대비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윤희 합참의장은 "우리 군은 적의 다양한 도발 양상을 상정해 계획과 대비태세를 발전시키고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적의 도발을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서해에서의 도발과 함께 동해나 중부 전선 등 다른 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에도 충분히 대비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는 물리적 도발 뿐아니라 인터넷 등을 이용한 북한의 사이버공격에도 잘 대비해야 한다. 국군사이버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2009부터 2013년까지 북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나 해킹 등으로 우리 측에 8천6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북한이 도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방법이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군은 모든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다시는 연평도 포격 때처럼 안보에 허점을 보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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