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심재민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에 따라 ㈜한화[000880]와 한화케미칼[009830]은 18일 김승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해 대표 집행임원이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김승연, 심경섭, 박재홍 각자대표 체제에서 심경섭, 박재홍 각자대표 체제로, 한화케미칼은 김승연, 홍기준, 방한홍 각자대표에서 홍기준, 방한홍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한화는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나머지 계열사의 대표이사직도 사임서를 제출했고 조만간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계열사는 ㈜한화, 한화케미칼 외에도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7곳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경영복귀는 한동안 어려워질 전망이다. 5년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거나 사면을 받아야만 경영에 복귀할 자격이 주어진다.

만성폐질환과 조울증을 앓으며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진 김 회장은 당분간 건강회복과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앞서 2007년 9월 '보복 폭행'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한화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특별사면을 받자 곧바로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한화측은 "앞으로 김 회장에게는 대주주 자격만 남게 된다"며 "당분간 치료에만 전념할 예정이고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후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김 회장은 17일 검찰이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하기로 함에 따라 집행유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상태다.

김 회장이 이날 대표이사직을 사퇴한 ㈜한화는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에 따라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 임원으로 있을 경우 화약류 제조업 허가 취소 사유가 된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관련 회사에 취업할 경우 해당 회사의 업무를 제한하고 취업자도 처벌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김 회장은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직도 사임했다.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직은 평생교육법의 평생교육시설 설치 인가 문제에서 결격 사유가 생긴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판결 확정 이후 관련 법률과 절차에 의거해 두 상장사의 대표이사직을 오늘 사임했고 나머지 비상장사도 회사별 일정에 맞춰 사임 절차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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