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푸

[월드투데이 오효진 기자]

23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 스페이푸와 관련한 사건이 방송되며 그가 누구인지에 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자이지만 섬세한 외모를 지녔던 중국의 스파이 스페이푸와 그를 여자로 오인하고 사랑에 빠져 기밀자료를 넘긴 프랑스 대사관 직원 버나드 브리스코의 이야기는 1988년 브로드웨이 공연, 1993년 영화 'M.버터플라이'로 제작되기도 했었다.

고위 외교관인 브리스코가 1964년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공연하는 중국 경극을 보러 갔다 여장남자 배우 스를 보고 매혹한 것으로 묘사하지만, 실제 브리스코는 고등학교를 중퇴한 20세 청년에 지나지 않았다.

신설된 베이징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 경리 사무원으로 취직한 브리스코는 남자 학우들과의 매우 적은 성적 접촉만 있었을 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6세의 스는 외교관 부인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브리스코에게 자신은 베이징 오페라 가수이자 작사가이며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 때문에 남장여자로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와 연인이 된 브리스코는 베이징 대사관에서 처음 프랑스 서류를 넘겨줬고 몽골 울란바토르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도 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이후 대부분의 생활을 중국 밖에서 했던 브리스코는 남녀 모두와 사랑에 빠졌고 드물게 이뤄진 스와의 성적 접촉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훗날 브리스코는 성관계가 항상 어둠 속에서 빠르고 은밀하게 이뤄졌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날 스는 아들이라면서 4살배기 스두두를 데려왔고 1982년 브리스코는 이들과 함께 살 계획을 짜던 중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스는 체포 직후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했지만 곧 교도소 의사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스두두는 위구르족 여성에게서 산 아이였음이 밝혀졌다.

교도소에서 스가 남자였다는 사실은 들은 브리스코는 자살을 시도했다.

1986년 두 사람은 간첩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았지만 1년 뒤 사면됐다.

브리스코는 몇 달 전 스와 마지막 대화를 나눴는데 스가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가 자신을 속인 만큼 그의 죽음에 대해 동정도, 슬픔도 없으며 해방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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