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판 노예 사건 이후 경찰들 같은 사건 발생을 막기위해 그 지역의 집들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 인터넷 뉴스팀 ]
런던에서 30년 동안 감금된 채 노예생활을 해온 피해여성 3명 중 2명은 남성 용의자와 '정치적 이념'을 같이 해 처음 만나 집단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스티브 레드하우스 런던경찰청 수사본부장은  "그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는지, 집단생활 성격이 뭔지, 집단생활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이 수사 대상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집단생활이 어떻게 파국을 맞았는지, 피해자들이 용의자들과 계속해서 지낸 이유가 뭔지도 수사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은 지금 정신적으로 육제적으로 피폐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노예상태로 감금해온 혐의를 받는 부부가 인도와 탄자니아 출신으로 둘 다 67세이고 영국에는 지난 1960년대에 입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주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런던 남부 램버스 지역 자택에 접근하지 못하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으며 여권도 압수당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자 중 가장 어린 30세 여성이 외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한 아일랜드인 57세 여성과 67세 남성 용의자 사이에서 태어난 딸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을 갇혀 지낸 것으로 드러난 영국 국적의 30세 여성은 출생 신고는 정상적으로 했지만, 조산사와 복지사의 방문 확인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 여성은 학교에 다닌 적이 없지만, 글을 읽고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지적 능력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레드하우스 수사본부장은 "피해자와 용의자의 관계가 어떻게 30년이나 지속할 수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장기간 정신적·신체적으로 가혹행위를 겪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용의자 집에 대한 가택수색을 벌여 가방 55개 분량의 증거물 2천500건을 확보했으며, 주민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집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압둘 로저스는 "경악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며 "지역 주민 사이에 소통이 없어서 피해자들의 노예생활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 중 아일랜드인 여성이 지난달 18일 강요된 결혼 피해를 고발하는 영국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를 보고서 제작에 참여한 자선단체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경찰 당국은 이 단체의 제보로 구출작전을 벌여 런던 남부 램버스 지역의 가정집에서 69세 말레이시아인, 57세 아일랜드인, 30세 영국인 등 여성 3명을 구출했다.

피해 여성들은 장기간의 감금 생활에 따른 정신적 외상이 심각해 자선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이끈 자선단체 프리덤 자선재단의 아니타 프렘 설립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상태에서 안정된 재활 치료를 계속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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