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의 대응 “유신독재의 그림자” 주장

▲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월드투데이 = 정구영 기자]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를 한 박창신 신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 주목된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26일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에 대해 수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지난 25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박 신부를 고발했다.

홍 대표는 "박창신 원로신부가 지난 22일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대선불복과 대통령 사퇴, 연평도를 포격을 한 북한을 두둔했다"면서 "검찰의 엄정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산지청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사건을 공안전담검사에게 배당했다"면서 "다만, 다른 보수단체들도 대검찰청에 여러 건의 고발장을 접수해 대검 등과 수사 주체를 놓고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22일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봉헌하며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소신을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26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두고 "묵과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유신독재의 그림자"라고 규탄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원로 신부의 지나친 발언을 빌미로 여권이 총공세에 나섰다"며 "대통령 말씀은 아주 무섭다. 분열과 혼란을 야기하는 일들을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씀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분열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의 국가기관 불법개입이 있었다면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했어야 마땅하다"며 "일부 사제에게 허물을 씌우는 것으로 결코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다. 120만 국정원의 불법 트윗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천주교 시국선언에 대해 국민은 차분한데 박근혜 정권만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본질이 아닌 지엽말단의 문제에 대해 적대국가에 선전포고하듯 발언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물타기이고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문병호 의원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신독재의 그림자를 느낀다. 이것이 권위주의 통치의 서막을 알리는 국민 협박이 아니길 바란다"며 "국론분열과 혼란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독선과 일방통행만 강요하는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사회 각계각층의 규탄에 이어 천주교 사제, 조계종, 개신교까지 이어 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과 불공정 선거의 진실을 덮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비판을 종북으로 몰아 본말을 전도하려는 시도는 더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군기 의원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북한 연평도 포격 발언과 관련해서 정부여당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공세에 나섰다. 우선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은 (NLL의) 분쟁수역화를 노리는 북한만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석현 의원은 '정치 지도자도 힘과 억지로 정치를 하려고 하지 말고 상식으로 돌아가서 정치의 정도를 따르고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 잘못이 있을 때는 이를 솔직히 인정, 시인하는 정직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생전 발언을 소개하며 "박대통령도 이 말씀을 경청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실제로 정치를 국회에 맡겨야 한다. 여당조차 자율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고 청와대의 눈치나 살피는 상황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선 눈치 빠른 사람이 실세되고 여야는 조정력을 발휘할 수 없다. 여나 야나 당의 공식지도부가 대화채널로 존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계는 작창신 신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그 결과 여하에 주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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