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표 도전 위한 행보에 정계 이목집중

▲ 서청원 의원

[월드투데이 = 이상규 기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물밑 당권 경쟁이 연말을 맞아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정치인은 지난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7선 고지를 밟은 서청원 의원 이다.

특히 정치권에선 지난달 경기 화성갑 선거에서 서청원 전 대표가 압승해 원내에 재입성하게 된 것은 새누리당 당권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으로 보고 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차기 당권 경쟁에서 김무성 의원과 대항할 수 있는 카드로 ‘서청원 카드’를 강행했다고 볼 정도다.

이에 대해 서청원 의원은 “저는 처음부터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서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활동도 철저히 수면 아래에서 한다. 그 와중에도 그는 여권은 물론 야권 인사들과도 활발하게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 의원의 눈에 띠는 행보는 지난 22일 민주당 정대철·이부영 고문과 문희상·유인태·박지원 의원 등을 한꺼번에 초청해 오찬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비공개 접촉을 폭넓게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청원 의원의 한 측근은 “국회에 돌아오자마자 야권의 웬만한 중진은 거의 다 만났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서 의원이 친노(親盧) 그룹 핵심 인사들과도 만났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문재인 의원과도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의원은 이명박정부 시절 서청원 의원이 친박연대 공천헌금 문제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를 맡은 인연이 있다. 당시 문재인 의원은 “서 전 대표는 통일민주당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했던 분”이라면서 “그 사건은 (이명박정권의) 친박연대에 대한 표적수사 의혹도 있었다”고 서 의원을 옹호했었다.

이런저런 요인으로 서청원 의원의 차기 대표설(說)이 자주 거론된다. 현재 황우여·김한길 라인에서 풀릴 수 없는 문제들을, 야권 주류와 닿는 서청원 의원은 해결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물론 서 의원은 당장 당권에 대한 언급을 삼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가까운 노철래 의원은 “때가 오면 어떤 자리든 맡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청원 의원을 위협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친박계 형성 초창기’로 되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요즘 사석(私席)에서 그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모친상을 당한 와중에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일본을 방문해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 한·일평화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양국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셈인데, 정치권에선 김무성 의원 나름의 ‘박근혜 대통령 돕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경색된 한·일 관계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폭을 넓히는 데 앞장선 것이다.

또 이완구 의원은 충청권에서 ‘포스트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로 충청권의 새 맹주(盟主) 자리를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 세종시지원특위 위원장인 그는 이달 25일 ‘세종특별시 설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종시의 안정적 재원 마련을 위해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내에 세종시 계정 설치를 의무화하는 게 핵심 골자이다.

그러나 여권의 기류는 당권 경쟁과 관련 현재 서청원 의원이 김무성 의원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7선의 정치 경륜과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원로 그룹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차기 당권의 열쇠를 쥐고 있는 110명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한국 정치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非朴)으로 분열되고, 야권이 범야권연대를 안착시켜 지방선거에서 선전해 새누리당에 일격을 가하면 새누리당 당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어 귀추를 주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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