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500명 소녀팬 ‘아가씨를 부탁해’ 테마곡 합창 ‘세오’

▲ 행복한 꿈에 빠진 탤런트 윤상현

"세∼오, 세∼오, 세∼오…"
한국의 탤런트 윤상현이 비수교국인 공산권 국가 쿠바에서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의 인기에 부응하고 아바나국제박람회 한국관 홍보대사도 하기 위해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처음으로 방문하자 쿠바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 벌어졌다.
윤상현이 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팬들이 몰려와 얼굴을 보려고 야단법석을 떠는가 하면 탄 차를 에워싸고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바나 시내 한 공연장에서 개최된 가요경연대회에 초대된 윤상현은 팬들의 열기에 적잖이 놀랐다.
10대 소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온 가족 등 관중석은 남녀노소의 연령층으로 2천500석이 가득 찼다.
그가 무대에 등장하자 극성 팬들은 '세오'(Seo)를 연호했다.
윤상현도 그게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몰랐다.
아바나에서 방영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서 집사'로 불린 윤상현의 성(姓)을 스페인어를 쓰는 쿠바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그가 ‘아가씨를 부탁해’의 테마곡인 ‘사랑은 어쩔 수 없네’와 가수 이승철의 ‘네버엔딩스토리’를 부르자 따라부르는 소리가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윤상현은 “지구 반대편 공산국가에서 내가 이렇게 인기가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면서 “나를 이렇게 크게 외쳐준 곳은 쿠바가 처음이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던 그는 팬들에게 팔과 머리채를 잡히는 ‘행복한 봉변’을 당했다.
애초 극성팬을 저지하기 위한 경비는 생각조차 않았던 아바나 경찰이 뒤늦게 그를 도와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경찰이 손을 놓고 있었던 건 그러리라 예상도 하지 않았거니와 그러한 전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윤상현의 매니저측은 자국은 물론 다른 외국의 유명 연예인이 쿠바에 왔을 때도 이런 ‘난리’는 없었다는 말을 탑승차량 운전사에게서 들었다.
앞서 1일 아바나 국영방송국인 카날 아바나를 인터뷰차 방문했을 때 소식을 듣고 찾아온 팬 10대 소녀팬 수백 여명이 윤상현을 보려고 그가 탄 차량을 에워쌀 때부터 이미 '난리'는 예고됐었다.
윤상현은 그러나 “쿠바의 문화원 간부로부터 인기가 너무 많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농담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왜 쿠바인들이 좋아하는 거 같으냐는 물음에 “드라마에서 내 캐릭터가 유쾌한데다가 중남미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고 노래도 부를 줄 아니까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쿠바를 방문하기에 앞서 4년 전에 한국에 방영된 ‘아가씨를 부탁해’를 1회에서부터 모두 다시 봤다는 그는 “무겁고 슬픈 분위기의 중남미 지역 드라마와는 한국 드라마가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한편 4일 오전 아바나국제박람회가 열리는 엑스포쿠바 전시장의 한국관 앞에서는 1시간 전부터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가 길게 줄을 서 윤상현을 애타게 기다렸다.

윤상현은 이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도 함께했다.
윤상현이 주연을 맡았던 ‘아가씨를 부탁해’와 ‘내조의 여왕’은 지난 2월부터 아바나에서 차례로 방영돼 고른 연령층 남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상현이 주연한 또 다른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이달 중순부터 주중 황금 시간대에 아바나 안방을 찾아가고, ‘아가씨를 부탁해’는 연말부터 쿠바 전국 방송으로 재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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