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장기 체류 무성한 추측

[월드투데이 = 이상규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최근 이례적으로 장기간 한국에 머물고 있어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와 주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달말 남부도시 호찌민을 거쳐 서울로 들어간 뒤 지금까지 머물고 있으며 이달 중순에야 홍콩을 거쳐 베트남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 장기체류로 의혹을 증폭시키는 김우중 전 대우 회장

김 전 회장은 그동안 건강 검진 등을 이유로 비정기적으로 한국을 찾았으나 이처럼 장기간 한국에 체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고액 추징금 미납자가 숨긴 재산에 대해 몰수나 추징이 쉽도록 하는 이른바 ‘김우중 추징법’을 통과시키는 등 그를 향한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드러나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관측통들은 김 전 회장이 최근 국내에서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과 관련해 물밑에서 발빠른 대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구체적인 행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측근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등 극도의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측근들이 금융차입금에 따른 추징금 부과가 징벌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억울함을 적극 호소하는 것과는 매우 판이한 행보다.
실제 대우세계경영연구회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은 그에게 부과된 17조9천억원 규모의 추징금의 경우 기업활동에 소요되는 금융 차입금이 부과된 것인 만큼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관측통들은 추징금 논란의 당사자인 김 전 회장이 ‘잠행’하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의 한 소식통은 “김 전 회장의 경우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가장 억울한 당사자일 수도 있다”면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그가 입을 열 경우 사태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최근까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관하는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GYBM 수료생들이 취업한 국내외 업체들을 돌며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기업인으로서의 인생 행적을 담은 ‘회고록’ 집필에도 주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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