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는 김봉영·윤주화 공동 대표이사 체제

▲ 삼성그룹이 2일 발표한 '2014년도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상단 왼쪽부터) △김종호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겸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장 △조남성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사진제공=삼성)

[월드투데이 = 김시언 기자]

삼성그룹은 2일 사장 승진 8명, 사장 전보 8명 등 모두 16명에 대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승진자는 배출되지 않은 가운데 정연주 삼성건설 부회장과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나란히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김봉영 사장과 윤주화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올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이와 관련, "제일모직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떼어져 나간 패션사업을 그대로 담당하면서도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유지함으로써 그룹에서의 그의 영향력은 한층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1973년생인 이서현 사장은 서울 예술고등학교와 디자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팀 부장,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 2009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전무, 2010년 제일기획 기획담당 전무, 2010년 12월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신임 사장은 그동안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주도하며 미래 사업발굴과 브랜드 중장기 전략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해왔다.

 

주력 브랜드인 '빈폴'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을 뿐만 아니라, 2003년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삼성그룹의 광고대행 계열사인 제일기획 전무까지 겸임하며 그룹 내에서 보폭을 넓혀왔다. 부사장 임기인 3년을 맞는 올해 일찌감치 사장 승진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다.

 

삼성그룹은 "이서현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패스트 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회사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이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 이후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한편,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그룹의 3남매간 경영협업체제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5.10%를 보유, 최대 주주로 등재돼 있으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에버랜드 울타리 안에 경영전략을 담당해온 이부진 사장에 이어 패션부문 경영기획을 담당하는 이서현 사장을 합류, 자연스럽게 이재용 부회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했다.

 

결과적으로 향후 후계구도의 최정점은 장남 이재용 부회장임을 분명히 하면서, 두 딸인 이부진·이서현 사장에게 역할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케 했다는 것이다.

 

사장 승진 내정자는 ▲ 삼성전자 김영기 부사장(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 삼성전자 김종호 부사장(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 삼성전자 조남성 부사장(제일모직[001300] 대표이사 사장) ▲ 삼성전자 원기찬 부사장(삼성카드[029780] 대표이사 사장) ▲ 삼성전자 이선종 부사장(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부사장(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삼성생명[032830] 안민수 부사장(삼성화재[000810] 대표이사 사장) ▲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성과주의 인사와 삼성전자 성공DNA의 전파, 혁신선도인물 중용이라고 설명했다.

▲ 이번 사장인사에 가장관심을 끈 이서현 사장(사진제공= 연합뉴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은 통신시스템 전문가로 삼성전자 CDMA와 WiBro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이번 승진조치로 통신사업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임무를 받았다.

김종호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은 20여 년 간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을 이끌어 온 제조 전문가로 글로벌 제조역량 강화를 지속 추진하도록 했으며, 조남성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은 일본본사 반도체·LCD사업부장, 삼성전자 스토리지담당, LED사업부장 등 반도체 사업을 두루 경험해 제일모직을 초일류 부품소재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메모리·LCD 제조 등을 두루 경험한 부품 전문가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의 지속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 이후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한편,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게 된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그룹은 사장단 8명에 대한 이동·업무위촉도 단행했다.

삼성전자 전동수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이동한다.

삼성화재 김창수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카드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자리를 바꾼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 사장은 에버랜드로 옮겨 패션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삼성에버랜드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을 유지하면서 리조트·건설부문장을 맡는다.

또 삼성생명 박근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옮겨 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며, 삼성벤처투자 최외홍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을 맡는다.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나게 된다.

올해 인사에서는 부회장 승진자가 없는 게 하나의 특징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비자금 수사를 받은 이후인 2009년 1월 인사때부터 매년 2명의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인용 미래전략실 사장은 "삼성전자 외에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회사가 없었으며,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데 평균 7∼8년 걸린다"며 해당자가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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