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9배에 달하는 범죄 조직원 수, 올해 살인사건만 382건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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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배수민 기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찰들의 퇴직행렬로 범죄 증가에 대한 걱정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와 시카고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작년 2020년 기준 시카고에는 55개 범죄 조직에 11만 7천여 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시카고 경찰은 범죄 조직원 수의 9분의 1 수준인 1만 3천여 명에 불과하다. 경찰관들의 퇴직 증가로 범죄 조직원과 경찰 숫자의 불균형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에서 올해 2021년 상반기 퇴직한 경찰관은 363명으로, 지난 2020년 퇴직한 560명의 65% 수준이다. 재작년인 2019년 퇴직한 475명의 3분의 2가 넘으며, 심지어 2018년 1년 동안 퇴직한 339명보다 많은 수치이다.

퇴직행렬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경찰관들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로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꼽힌다. 존 칸탄자라 시카고 경찰노동조합 위원장은 "경찰관들이 12시간 교대근무와 휴무일 취소, 끊임없는 징계 위협에 질려 다른 일을 구하기 전까지 휴직해버리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시카고 15구의 레이 로페즈 구청장은 "많은 경찰관이 경찰직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시카고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직했다"라면서 "시카고에서 존중받거나 존경받지 못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찰관의 퇴직행렬은 시카고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찰관이 범죄는 물론이고 노숙자나 분실물 관련 업무도 맡아 일이 과중한데 보디캠 등이 보편화되면서 업무수행 중 잘못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진 점이 퇴직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아진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예산이 줄어 처우가 열악해진 점도 퇴직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카고는 올해 살인 사건만 벌써 382건이 발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명(1%) 줄어든 것이지만 2019년 258명, 2018년 284명 등 이전에 비하면 40% 안팎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줄어드는 경찰과 늘어나는 범죄에 과거 ‘범죄의 도시’라고까지 불린 뮤지컬 ‘시카고’ 속 모습이 재현되지는 않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뮤지컬 ‘시카고’는 금주법이 시행되던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부패한 사법 제도와 범죄자가 유명세를 떨치는 현실을 풍자하여 인기를 끌었다. 2002년에는 영화로 제작되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았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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