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 Z of EU] 초국가 공동체 형성의 길, 유럽연합(European Union)을 소개합니다
'다양성 속의 통합' 유럽연합(EU), 초국가 연합체를 실현하다 EU의 개요, 목적, 상징, 조직체, 참여국가 정리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단일 국가, 단일 민족에 익숙한 대한민국 사람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국민’과 ‘민족’으로 생각한다. BBC에 따르면 세계 절반의 사람들이 ‘세계시민’이라고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대비된다. 고려부터 수백 년 동안, 한반도에는 단일국가만 있었으며 현재는 북한과 남한으로 나눠 있기는 하지만, 그 마저도 ‘민족’으로 연결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납득 가능하다. 무엇보다 북한으로 가로막힌 탓에 다양한 인종구성이 아닌, 대부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로 구성된 폐쇄적인 문화도 주요 원인이다.
그러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에서 유럽연합(European Union, 이하 EU)는 독특하다. 국가를 넘어서서, 심지어 그 국가의 주권 중 일부를 EU에 맡긴다. 당연히 점차 국민과 민족에 관한 정체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조사에 의하면 EU의 젊은 세대는 나라를 뛰어넘어 EU 시민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 한다.
동북아시아는 근현대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첨예하고도 복잡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지금 역시 한중일은 협력체라는 느낌보다는 견제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동북아시아 국가의 국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강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 역시 동북아시아 못지 않게 전쟁과 갈등, 피로 얼룩졌던 대륙이었다. 세계 1차 대전, 세계 2차 대전 모두 유럽 발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어떻게 유럽은 국가를 넘어서는 공동체 EU를 만들었고, 어떻게 자국민의 동의를 얻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일까? EU는 초국가 공동체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하고 있는 중이자 실제로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에 연재되는 [A to Z of EU] 시리즈 기사는 유럽 연합에 얽힌 여러가지 역사, 쟁점, 통화정책, 브렉시트 등을 알기 쉽고 보기 좋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은 처음인만큼, EU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담았다. 앞으로 내용의 맛보기이다.
◆ EU란 무엇인가?
유럽연합(EU)은 유럽공동체(EC) 12개국 정상들이 1991년 체결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의해 설립된 유럽의 정치, 경제 공동체이다. 1994년 1월부터 EU는 시작되었으며, 현재 회원국은 27개국이다. 인구는 2010년 기준 약 5억 1백만 명에 달하고 교역 규모는 2009년 기준 약 3조 2천억 유로나 된다. EU회원국들의 면적을 다 합치면 4,324,782km2이며 전 세계 국내 총생산의 약 23%를 차지한다. 현재 EU의 수도는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이다. EU의 모토(Motto)는 “United in diversity(다양성 속의 통합)”이다.
◆ EU, 지역통합의 살아있는 역사
EU는 국제정치학에서 ‘지역통합’의 주요 사례로 여겨진다. 지역 통합이란 지리적으로 인접한 2개 이상의 국가가 하나의 정치적, 경제적 단일체로 합쳐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단일체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참여 국가들은 일부의 주권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주권을 포기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자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해당 국가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통합된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각자의 주권을 포기하며 초국가적인 연합체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럽 연합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의 공동체가 지구상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강력한 연합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협력체는 통합이전의 동맹에 그쳤다. 일례로,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이나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등은 자유 무역 연합이나 관세 동맹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럽 연합은 화폐를 통합한 경제 동맹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아가 정치 통합을 위하여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점에서 EU의 형성은 국제관계에서 매우 주요한 사건이다. 지역 통합의 이론과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EU의 등장으로 세계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라는 세 중심축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EU의 상징
◇ 상징기
유럽연합은 통합을 상징하는 연합기를 만들었다. EU 상징기는 파란색의 바탕에 12개의 별이 둥글게 원을 이루고 있다. 이 12개의 별은 ‘완벽함’을 상징한다. 회원국 수와 별의 개수는 무관하다. 본래 12은 12개월과, 낮과 밤 12시간,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등에서 보듯이 완벽함과 완전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 연합가
유럽 연합 역시 애국가처럼 국가를 지니고 있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중 일부를 재 편곡한 "Ode to Joy"이라는 곡이다. 우리말로 하면 환희의 송가이다. 이 노래에는 자유와 단결, 평화를 염원하는 유럽연합 회원국 간의 다짐이 담겨있다.
◇ 유럽의 상징, 에우로페
에우로페는 유럽의 상징이다. ‘유럽(Europe)’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가 한눈에 반한 페니키아의 공주 에우로페(Europe)에서 유래했다. 황소로 변신한 바람둥이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납치해 태우고 다녔는데, 그때 돌아다닌 지역을 에우로페의 이름을 따서 유럽이라고 한다. 지금은 ‘20 유로’ 화폐의 ‘초상화 창’ 속에 위조 방지를 위해서 에우로페가 숨어 있다.
◆ EU에는 누가 참여하고 있는가?
유럽 연합은 6개의 국가로 1957년에 시작했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후 1973, 1981, 1986년에 덴마크, 아일랜드, 영국,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등이 가입하며 유럽 연합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1989년 동유럽의 계획경제가 무너지며, 유럽 연합은 다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4년 키프로스,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가 가입한데 이어, 2007년에는 루마니아, 불가리아가 참여하고, 2013년에는 크로아티아가 새로 가입하며 회원국은 총 28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2020년 1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단행되며 회원국 규모는 27개국이 됐다.
◆ EU의 목적은?
EU의 목적은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이야기한다.
(1) 단일시장 및 단일통화 실현 등을 통한 경제 · 사회 발전을 촉진
(2) 공동 방위정책을 포함하는 공동외교안보정책 이행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유럽의 이해 제고
(3) 유럽시민권제도 도입을 통해 회원국 국민의 권리와 이익보호 강화
(4) ‘자유 · 안전 · 정의’의 공동영역으로 발전
(5) 기존의 통합성과(acquis Communautaire)의 유지 · 발전
주요하게 봐야하는 점은 경제통합과 관한 단일 시장, 단일 통화에 관한 항목이 우선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며 그 뒤를 잇는 것이 공동 외교 안보 정책이라는 점이다. EU가 어떤 것을 주요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 국가의 형태를 갖춘 EU
EU는 직접 선출에 의해 유럽시민을 대표하는 △유럽의회(EP), 각국 정상들의 모임인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 회원국 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장관들의 회의체인 △각료이사회(CEU·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각종 정책 입안 및 집행을 담당하는 △EU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등 4개 기관이 핵심 기구를 형성한다.
이 밖에 △유럽사법재판소(ECJ), △유럽회계감사원(ECA), △유럽경제사회위원회, △지역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유로권 통화정책 관리), △유럽옴부즈맨(EU 기구의 행정권 남용 견제), △유럽투자은행(EIB) 등이 있다.
EU는 입법-사법-행정부를 모두 갖춘 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독립된 주권국가가 아니지만, 일반적인 국제기구와 달리 입법·사법·행정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위의 조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유럽의회는 입법부, 집행위원회(EUC)는 행정부, 사법재판소는 사법부 역할을 한다. 나아가 독자적인 법령 체계와 함께 통상·산업·농업 등 주요 정책을 배타적으로 결정하고, 정치·경제·사법·내무 분야에 이르기까지 공동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정리하면 전통적 의미의 주권국가와 국제기구의 중간 형태를 띄지만 초국가적(super-nationality)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