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무비뒷담] 웰메이드 독립영화 '갈매기'... 정애화 "나를 성장시킨 작품"

제21회 전주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갈매기'... 오는 27일 개봉 '갈매기' 김미조 감독, "사건보다는 극복의 과정을 담은 작품" 김가빈 "특이한 것이 아닌, 당연한 선택을 지지한다"

2021-07-19     박한나 기자
사진=진진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치밀하고 힘있는 연출로 '문제적 신예'라는 평을 받는 김미조 감독의 첫 장편이 관객들을 찾는다.

19일(월)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영화 '갈매기'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정애화, 고서회, 김가빈, 감독 김미조가 참석했다.

영화 '갈매기(김미조 감독)'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 '오복'은 첫째 딸 '인애'의 결혼을 앞두고 시작된다. 일평생 스스로를 챙겨본 적 없는 엄마 '오복'은 시장 동료에게 험한 사건을 당하게 되고 어찌할 줄 을 몰라한다.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돌아오는 비판에 '오복'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세상 속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없다 느낀 '오복은'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서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

김미조 감독은 제작 계기에 대하여 "작품을 시작한 계기는 두 가지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원 실습작품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중, 1박 2일 동안 어머니의 영상을 찍은 적이 있었다. 바닷가를 노니는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기억과 한낮에 천변을 걷다가 한 중년 여성의 뒤를 바짝 붙어서 쫓아가는 모습을 목격하곤 불안하고 공포스러워서 오랫동안 지켜본 경험이 작용했다"며 "'만약 우리 엄마에게 성폭행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물음에서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진=진진

단편영화 연출 때부터 여성이 마주하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오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김미족 감독은 힘 있는 내러티브 속 심도 있는 스토리로 '갈매기'를 풀어 나간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오복의 이야기가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이를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전하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피해자가 아닌 오롯이 오복으로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는 모습을 묵묵히 따라간다. 

'갈매기'를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오복 역에 정애화는 캐스팅 제안에 대하여 "시나리오를 만나게 되었던 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사실 오복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했다. 그리고 요즘 여성의 권력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보니 뻔한 소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썩 내키지 않았는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서 신을 넘어가는 구간이 참 재미있고 기발함을 느꼈다"라며 "이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가를 떠나, 재미있겠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전했다. 

사진=진진

또한 정애화는 첫 주연작에 대해 "(주인공이라는) 실감이 이제야 나는 것 같다. 그전엔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조단연으로 인사도 하고 했는데, 제가 주인공으로 온 것에 대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현장 촬영은 쉴 틈이 없었다. 계속 불러서 정신없이 찍었던 것 같다. 20년을 연기했다고 하지만, 대학 때부터 연극을 시작하고 결혼과 시집살이 아이를 키우며 많이 쉬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 쉼은 거름이 된듯하다. 가족들과 부딪히며 겪은 모든 일들이 실감 난 연기를 만들어 낸 것 같다. 나아가 오복을 통해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진진

막내 딸 역의 김가빈은 "오복의 모습에 완벽히 공감을 했다"며 "특이한 것이 아닌 당연한 선택이라는 것으로 보는 것 그리고 모든 여성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나아가 사람마다 잘못한 부분에 있으며 그에 대하여 반성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품에 대한  해석을 덧붙였다. 김가빈은 김미조 감독의 친 언니로 작품의 캐스팅 과정을 비롯한 상당 부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넥플리스 영화 '제8일의 밤'에서 열연을 펼친 고서희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고서희는 "예전부터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참 이상한 말 같다. 저는 인애랑은 다른 사람이고 그래서 인애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부담되기도 했다. 그래서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주변의 첫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일상적인 사건과 더불어 일상을 보여주는 면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잘 쓰인 시나리오 덕분에 부담은 되었지만, 어렵지 않게 촬영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진진

한편, '갈매기'는 한정된 공간 속 카메라의 움직임과 컷 수를 제한하고 편집을 최소화하는 등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살렸다. 이에 대하여 김감독은 "촬영감독 미팅 때, 모든 감독님들이 이 영화는 카메라를 들고 찍어야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되레 고정하고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오복의 감정이 요동치지만, 카메라는 고정시켜 마치 조물주의 위치에서 사건을 바라보도록 구성했다"고 촬영 후담을 전하기도 했다. 

김가빈은 "너무 작은 영화이지만 필요한 영화이고 많은 이들이 보면 좋을 영화다"라며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초청했다.

영화 '갈매기'는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