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이번엔 전자투표로 논쟁
1996년부터 시행된 브라질의 전자투표제 부정선거 의혹으로 투표용지 도입 주장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치권에서는 선거 실폐 예상으로 결과 불복 명분 만든다며 비판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브라질 제38대 대통령 보우소나루가 부정선거 가능성을 이유로 전자투표제에 불만을 제기한 이후, 관련 이슈로 브라질이 연일 뜨겁다.
◆ 브라질의 전자투표에 문제를 제기한 보우소나루
브라질에서는 1996년 전자 투표가 도입돼 모든 투표가 투표용지 없이 치러지고 있다.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 전자투표제로 선거 부정이 가능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전자투표로 인해 최근 2차례 대선 결과가 왜곡됐으며 검표 가능한 투표용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전자투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정황은 있지만, 선거에 부정이 있었는지 증명할 방법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지지율 추락으로 대선 패배가 예상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자투표를 하면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 반복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보우소나루는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18년 치러진 대선을 합치면 전자투표 방식으로 6차례 당선됐다.
◆ 회의적인 정치권 반응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여러 차례 당선되고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내년 대선 패배를 예상하고 불복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은 투표 방식에 대한 논쟁을 두고 "시간 낭비"라고 일축하는 등 정치권 반응은 회의적이다.
주요 정당들 역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황당하고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브라질 의회에서는 이번 주 투표 용지 도입에 대한 법안을 표결에 올릴 예정이나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은 현재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짜 뉴스 유포 의혹 조사 대상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포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헌법기관의 반박
선거를 담당하는 헌법기관도 반박에 나섰다. 루이스 호베르투 바호주 연방선거법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미 브라질에선 선거 부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역대 선거법원장 등 18명의 전·현직 판사가 서명했다.
그들은 브라질이 1996년 전자투표를 도입한 이후 단 한 번도 부정선거가 확인된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전자투표를 폐지하고 수작업으로 검표할 경우 선거 부정이 시도될 환경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보우소나루 대통령 동조 시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에 지지하는 이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시위대 수천명이 모여 전자투표 폐지에 찬성하는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일요일인 1일 리우데자이네루에서 3천명정도 결집하여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 3군 총장의 보우소나루 주장 지지
브라질의 육·해·공군 3군 총장들도 전자투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하며 논란이 일었다. 군의 정치 개입을 우려한 것이다.
3군 총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 대선을 전후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우려한다며 전자투표 방식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에 의하면 그들은 공정하고 검증 가능한 대선을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조성될 수 있고 이것은 군에도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군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