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 Z of EU] 브렉시트 되짚어 보기③ 보리스 존슨 총리의 마침표
강경파 보리스 총리 이후 4년 6개월 간의 브렉시트 대장정 마무리 분담금 문제, 합의 이행 등 여전히 해결 과제는 남아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다양성 속 통합'의 가치를 내세우며 초국가 공동체 형성의 길을 걷고 있는 EU. EU는 공동시장 형성을 넘어 경제 동맹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 EU는 유로존 위기를 겪으며 회의론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위기론은 '브렉시트(Brexit)'로 심화된다. 이에 브렉시트의 배경 및 과정을 소개해본다.
◆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 그 이후 3년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인 브렉시트는 영국 내 뿌리 깊은 반 유럽연합 정서와 함께 독립당, 보수당의 의제로 떠오르며 불을 지폈다. 캐머런 총리는 EU 회원국과의 합의안까지 만든 후 브렉시트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승부수를 2016년 6월 24일 띄웠지만 단 4%p차이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됐다. 캐머런 총리는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은 혼란에 휩싸였다. 불안한 정국을 헤쳐 나갈 수장의 존재가 없고, 파운드화 폭락 등의 악재에 휩싸였다. 급기야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리그렛시트'의 움직임도 등장했다.
메이 총리가 나서 뒷수습을 했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았다. 연이은 합의안 불발로 메이 총리는 다시 2019년 6월 7일 총리직을 내려놓는다.
◆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 총리의 등장
2019년 7월 23일 영국 보수당의 대표 경선 투표에서 보리스 존슨이 당대표로 선출됐고, 메이 전 총리의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존슨은 브렉시트 강경론자다. 그는 '노 딜 브렉시트' 불사하겠다며 2019년 10월 31을 기점으로 EU에서 무조건 탈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
강경한 존슨 총리에 불안감을 표하는 여론도 증가했다. 예정된 일자를 한달 앞둔 9월, 노딜 브렉시트를 불안해하는 의원들이 우려를 표하며 '노 딜 브렉시트 방지법'이라는 법을 만들기에 이른다.
내용은 총리가 EU와 합의를 잘 마치거나, 노 딜 브렉시트 하고 싶으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둘이 안되면 U에 브렉시트 2020년 1월 31일까지 늦춰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 2019년 10월 17일 EU-영국 새 합의안 타결
브렉시트 시한을 2주 남기고 EU와 영국 정부는 10월 17일 기존 합의안을 수정한 새 합의안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을 기반으로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보완했다. 특히 새 합의안에는 EU와 영국이 합의한 내용을 바꾸기 위해 또다시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 합의안 하원서 보류, 세번째 연기
영국 하원 의회에서 합의안이 통과되어야 하지만 또 다시 보류됐다. 이에 보리스 존슨 총리는 실시하려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를 취소하고, EU에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마감 시한을 3일 남기고 EU와 미국은 2020년 1월 31일로 3개월 연장하는 것을 합의했다. 국민투표 이후 세 번째 브렉시트 연기였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백 스톱 조항
존슨 총리의 새로운 합의안에서는 기존 백스톱 설치안을 삭제하기로 했다.
대신 브렉시트로 인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발생할 수 있는 엄격한 통행 절차인 '하드보더'를 최소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정리하면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서 빠져나오지만, 2025년까지 북아일랜드를 사실상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남겨두는 것이다.
◆ 조기총선으로 새 판 짜기
의회의 구성이 찬성파나 반대파 과반이 아니어서, 의견 개진이 어렵자 존슨 총리는 11월에 조기 총선을 예고한다.
즉 결론을 빠르게 찾기 위해서, 다시 의원직을 내려놓고 총선을 진행하는 것이다. 만약 브렉시트 찬성파가 이간다면, 의회에서 보류된 합의안을 통과시켜 브렉시트 합의를 마무리 지으려 했고, 반대로 반대파가 이기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진행 여부를 다시 결정할 의도였다.
만약 총선 결과, 과반이 아니라 다시 비슷한 비율로 의회가 구성된다면 2019년처럼 갈등과 혼란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이에 영국 하원이 2019년 10월 29일 브렉시트 혼란을 끝내기 위한 조기총선 실시 법안을 통과시켰다.
◆ 2019년 12월 보수당 압승
12월 12일 총선이 열렸고, 그 결과는 브렉시트 찬성파인 보수당의 압승이었다. 과반 기준을 훌쩍 넘는 365석을 확보했다.
의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그 뒤로 브렉시트는 한결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 2020년 1월 EU탈퇴협정법안 하원 통과
2020년 1월 9일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 내용을 담은 EU 탈퇴협정법안(WAB·Withdrawal Agreement Bill)의 제3독회(讀會) 표결을 가결했다.
1월 29일 유럽의회가 브렉시트 협정안을 처리한 데 이어 30일에는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 영국의 EU 탈퇴 협정을 최종 승인하면서 브렉시트를 위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EU 정상회의는 1월 30일 성명을 통해 해당 협정은 1월 31일 오후 11시를 기해 발효되며, 해당 시간부로 영국은 더는 EU 회원국이 아니며 제3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2020년부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측이 전환기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즉 무역 협정, 안보, 이동 등 EU와 영국의 미래 관계를 어떻게 그릴지 1년동안 본격적으로 협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기념하며 대국민 연설도 하고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도 했다.
◆ 2020년 12월 무역협상 타결, 4년 6개월 만의 결별
본래 2020년이 끝나기 전까지 의논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코로나19 등이 겹치며 상황이 다시 오리무중이 됐다.
아무런 협의도 하지 못한 채 2021년이 되면 노 딜 브렉시트가 될 수 있었기에 긴박한 상황이었다.
연말까지 7일 남겨 놓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무역과 협력 협정' 초안을 완성한 것이다.
영국과 EU는 미래관계 협상 등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며, 2021년 1월부터 관계의 변화가 예고됐다.
한편 합의한 무역협상은 (1)새로운 경제, 사회적 협력관계를 담은 자유무역협정 (2) 형법, 민법 문제에서 법 집행, 사법 협력을 위한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는 시민 안전 파트너십 (3)분쟁 해결 방법 등 거버넌스에 관한 수평적 합의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영국은 4년 6개월의 브렉시트 여정을 끝내게 된다.
◆ 주요 문제 협상 결과
브렉시트의 주요 문제는 크게 세가지였다. 북 아일랜드-아일랜드 공화국의 성 금요일 협정, 영국의 위자료 제공, 영국 거주 EU 시민의 권리 침해이다.
해당 문제들은 어떻게 다루어 졌을까?
1. 북 아일랜드-아일랜드 공화국의 성 금요일 협정
2021년부터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유럽연합(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단 하드보더를 막고자 유럽연합(EU) 법령 일부는 이행 기간 종료 후에도 4년간 적용되며 이후 북아일랜드 의회가 계속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성 금요일 협정을 고려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은 기존과 같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 사이에서 통관은 시행하지 않지만,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이동하는 상품이 아일랜드로 운반될 경우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 대신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2. 분담금 및 통상
영국은 2019~2020년 유럽연합(EU) 예산에 탈퇴 전처럼 기여하고, 이행 기간이 끝나는 2020년 12월 31일에 남은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다.
또한 유럽연합과 영국 간 통상관계는 관세 및 수입할당이 없는 자유무역협정을 지향한다.
3. 영국 거주 EU 시민의 권리 침해 등 거주자 권리
이미 EU에 거주하는 영국인이나, 영국에 거주하는 EU시민들이 이번 브렉시트로 인하여 비자 등 여러가지 문제를 겪을 수 있기에 이들의 권리 침해 문제가 주요한 과제로 떠올랐었다.
이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일을 기준으로 해, 영국에 거주하는 유럽연합 국민, 유럽연합에 거주하는 영국민은 기존에 상응하는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체류 기간이 5년 미만이면 한시적 거주권이 부여되며 5년 이상일 때는 영주권 취득 권리를 부여할 예정이다. 탈퇴일 이전에 취득한 영주권은 조건 없이 신규 취득이 가능하다.
◆ 끝나지 않은 문제
합의안에 서명하고, 무역 협상도 마쳤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영국이 합의한 기간을 넘기면서 북아일랜드 식료품 통관 검사에 유예기간을 적용하는 등 EU-영국의 갈등이 더욱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편, 분담금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분담금을 내기로 결정은 했지만, 얼마 낼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최근 유럽연합이 분담금을 최종 결정했다. 유럽연합은 분담금을 64조원으로 청구했고, 영국이 이에 반발하며 또 다른 문제 시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