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세계관과 예술관, 영화 '자마' 관전포인트

필름코멘트, 토론토국제영화제, '최근 10 년 간 베스트 영화, 자마' 영화 '자마' 오는 26일 개봉

2021-08-12     박한나 기자
[사진=디스테이션]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필름코멘트,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인정한 '최근 10년간 베스트 영화' 자마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자마'는 18세기 열대우림의 파라과이 강을 배경으로 '자마'라는 한 백인 식민지 관료의 몰락을 담은 이야기이다. 18세기 말 스페인 식민지 남미의 한 벽지. 치안판사 자마는 스페인 국왕의 전근 발령을 몇 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마을에는 '비쿠냐 포르토'라는 도적떼에 대한 소문이 지역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어 혼란스러울 뿐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자마'에게 유일한 도피처는 육체적 욕망을 탐닉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일상이 지속된다.

'자마'는 2017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여러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유력 매체들이 꼽히며 세계 영화계를 매료시킨 독특하고 기묘한 걸작이다. 놀라운 독창성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자마'의 관전 포인트를 알아보자. 

[사진=디스테이션]

파격적인 내러티브

'자마'의 내러티브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는다.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예측이 쉽지 않다. 이런 비선형적인 구조는 삶이란 그 자체가 원인과 결과의 단순한 사슬이 아니라는 감독의 믿음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감독은 기존 식민주의에 대한 역사 서술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은 영화에 대해 "'자마'에는 어떤 역사가의 보증도 들어있지 않다. 다만 여러 동식물과 불가해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광활한 세계에 잠입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자마'를 대하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전한다. 

또한 '자마' 속의 인물들은 보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의도와 동기를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관객은 그 세계에 '잠입'해서 볼 뿐이다. 

[사진=디스테이션]

프레임을 넘나드는 이미지와 사운드

 '자마'에서 이미지와 사운드의 역할은 중심 내러티브 만큼이나 중요하다. 극 초반 자마가 '루시아나'라는 귀부인을 유혹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보는 이의 이목을 끄는 것은 방안을 채우고 있는 원주민 하인들이다. 끊임없이 삐걱대는 부채질 소리가 이 초라한 남자의 구애를 조롱하는 것처럼 들린다. 

자마는 주인공임에도 종종 화면에서 주변적 존재로 내몰린다. 원주민과 동물들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자마를 밖으로 몰아낸다. 특히 자마가 새로 부임한 총독으로부터 사실상 전근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프레임을 비집고 들어와 자마의 앞뒤를 서성이는 라마의 모습은 전세계 관객과 비평가들을 흥분시켰다. 

이렇게 자마에게 가혹기만 한 감독의 독특한 프레임 방식은 자마를 조롱하고 풍자하려는 의도와 함께 영화 밖 세계의 현존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사운드도 마찬가지이다. 야생의 바글거리는 소음들, 가령 윙윙대는 벌레와 새소리, 아이들의 낄낄대는 웃음소리,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 등은 언제나 영화를 비집고 들어온다. 

[사진=디스테이션]

주인공에 대한 은밀한 풍자

자마는 영화의 주인공 치고 매력이 전혀 없다. 몰락이 시작되면서 연민의 대상으로 바뀌지만 초중반에는 대부분 은밀한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된다. 강가에서 자마가 칼을 차고 삼각모를 쓰고 정복자처럼 당당하게 서 있는 첫 장면은 그 다음 몰래 나체의 여인들을 훔쳐보는 장면에 의해 전복된다. 

자마는 스페인 왕으로부터 전근 승락 편지가 오기만을 기다리지만 그 시간은 굴욕의 연속이다. 상관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부하직원에게 '태클' 당하는가 하면 그가 유혹하려 애쓰는 귀부인으로부터 거절당한다. 종국에 자마는 모든 지위를 잃고 밀림 속에서 갖은 폭력에 휘말리며 겨우 목숨만 부지하는 신세가 된다.  

이처럼 영화 '자마'는 독특한 개성과 비타협적 예술 세계로 영화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계 극찬이 이어지는 만큼, 관객들에게도 그 예술성이 인정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디스테이션]

영화 '자마'는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