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어제와 오늘] 앞뒤 다른 탈레반의 폭력적 행보
미군 도운 아프간 형제에게 사형 선고, 부르카 안입은 여성 길거리서 총살 등
[월드투데이 신하은 기자] 연일 앞뒤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의 진짜 모습들이 외신들을 통해 곳곳에서 보도되고 있다. 최근 아프간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아본다.
■ 미군 통역한 아프간 형제에 사형 선고
23일(현지시간) CNN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조직 탈레반이 미군을 도운 아프간 통역관 형제에게 사형판결을 전하는 통지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이 입수한 세 통의 통지문에 따르면 탈레반은 손글씨로 작성된 통지문에서 미군 통역으로 활동했던 아프간 주민의 가족에게 재판에 나오라고 명령했다.
첫 번째 통지문에는 통역으로 일한 가족의 신변 안전에 도움을 주고 미국을 도왔다는 혐의가 기재돼있다. 두번째 통지문 역시 손글씨로 작성됐는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타이핑으로 작성된 세 번째 통지문에서 탈레반은 침략자들에 대한 맹종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재판 출석요구를 거부했다며 사형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세통의 통지문은 지난 3개월 사이 차례로 날아든 것으로 확인됐다.
CNN은 보복 위험을 우려해 통지문을 받은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이 통지문은 탈레반이 미군 협력자와 그 가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한 후 미군 조력자들에 대한 사면령을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보복적 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에서 아무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과 20년 전 우리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탈레반은 "복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에게 투항을 권유했지만,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카불 공항 총격전으로 인명 피해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의 점령 이후 대피 행렬이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23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발생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불 공항 북문 근처에서 신원 미상의 총기 소지자들과 총격전이 벌어져 아프간군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군이나 국제연합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 밖에는 미국이나 국제기구를 도운 현지인들이 탈출을 위해 몰려 들고 있는 가운데,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존재하는 등 매우 혼란하고 불안한 상황이다
■ "부르카 안 입었다" 길거리에서 여성 총살
7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북동부 타하르주의 주도 탈로칸에서는 한 여성이 부르카를 안 입고 거리에 나왔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
쓰러진 여성 주변엔 피가 흥건했다. 부모와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은 시신을 부둥켜안았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가혹하게 해석하고 적용해 과거에도 부르카를 안 입은 여성을 탄압했다.
이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수도 카불에서 첫 기자회견을 연 날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 "여성 차별이 없을 것임을 국제사회에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밝혔었다.
전날인 16일엔 '사면령’을 선포하며 "정부 관료, 병사, 미국의 조력자들에게도 복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정부’를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18일 유럽연합이사회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상황에 대한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권리, 이동의 자유에 대해 깊은 걱정을 표한다. 아프간 전역에서 여성들이 보호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미국과 영국도 참여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