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을 피해 탈출한 아프간 난민들 현실은 차갑기만 해
국제적 난민 수용 상황 어떤가 국내 난민 수용 반대 여론 확산
[월드투데이 안나현 기자] 탈레반을 피해 탈출했으나 난민들의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 아프간 난민규모
아프간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갈등에 시달리며 불안한 삶을 살아왔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에만 탈레반의 카불 재장악 이전까지 내전으로 집을 잃은 사람이 약 55만 명에 달하며 현재 난민의 전체 규모는 불분명하지만 아프간 내 실향민만 대략 3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의 주요 국경 통과 지점을 통제 중이며, 아프간인들의 국외 이동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 아프간 난민에 대한 국제적 입장
아프간 난민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국가가 있는 한편,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국가도 있다.
타지키스탄
지난 7월, 타지키시탄 정부는 최대 10만 명의 아프칸 난민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프간 정부군을 포함해 최소 수백여 명의 아프간인이 타지키스탄으로 건너간 상황이다.
영국
영국은 올해 5000명을 수용할 예정이며, 장기간에 걸쳐 아프간 난민 총 2만 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여성과 아동 및 탈레반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특정 종교와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수용을 진행한다.
미국
미국 정부는 입국을 허용할 정확한 수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특별 이민 비자 신청자를 포함해 아프간 상황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 피해자, 긴급 이주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약 5800억 원을 승인했다.
우간다
우간다는 난민 2000명을 수용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세계에서는 3번째로 많다.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는 아프간 난민 수용을 배제했다.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망명 허가를 받지 못한 난민은 추방할 것을 주장해왔으며, 아프간으로의 직접 추방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아프간 인접 국가에 '추방 센터' 건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스위스
스위스 정부는 아프간에서 직접 오는 대규모 난민은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국내 아프간 난민 수용 현황
정부가 총 380여 명의 아프간 난민들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 난민 수용 반대 여론이 확산했다.
지난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과거 한국 정부에 협력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코이카,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라고 한다.
현재 아프간 난민들은 지난 26일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충북 진천에서 6주간 수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 가운데, 탈레반 집권과 연관 없는 한국이 왜 아프간 난민을 수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난민 여론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앞서 지난 2018년 제주도에 500명의 예멘 난민이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유엔 난민기구(UBNHCR)가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와 진행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난민 수용 반대 의견이 53%로 찬성(3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64%)과 범죄 등 사회문제 우려(57%) 등이 꼽혔다.
◇ 난민의 현실
실제로 55세의 아프간 난민 모하마드는 파키스탄 보안군에게 900달러의 뇌물을 주고 힘겹게 국경을 넘었다. 하지만 간신히 떠나온 아프간 난민이 가까스로 파키스탄에 입국하여도 현실은 차갑다.
파키스탄에서는 난민을 마약거래상, 테러리스트, 범죄자로 여기는 시선이 많다. 혹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난민 사이에 섞여 테러를 저지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강하다.
실제로 파키스탄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난민을 추방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6년에 5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돌아가도록 했다.
또한 지난 2일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교외 난민 캠프에 도착한 5살 소년이 독버섯을 먹고 뇌손상을 겪어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함께 독버서을 먹은 6세 형 역시 중태에 빠져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심각한 뇌손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난민을 돕기 위해 경제적, 정책적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텔레반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탈출한 이들 모두를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난민 수용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