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의 어제와 오늘] 생존을 위한 탈출나선 아이들...탈레반의 귀국 독촉 협박

자폭 테러 이겨낸 3살 꼬마, 드디어 가족 상봉 아프간 여자 청소년 출구팀, 제 3국 망명 신청 "프랑스는 우리의 적, 귀국 안하면 가족 몰살"

2021-09-16     박한나 기자
[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이들의 극적 탈출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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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인생, 나홀로 가족 찾기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홀로 탈출한 3살 소년이 보름여 만에 극적으로 아빠와 상봉했다.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언론은 지난달 말 홀로 아프간 수도 카불을 탈출했던 알리(가명·3)가 지난 13일 아빠가 사는 캐나다 토론토에 극적으로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는 지난달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가까스로 목숨은 지켰으나, 함께 있었던 엄마와 다른 형제 4명과는 헤어져야 했다. 이후 알리는 한 10대 아프간 소년의 도움을 받아 현장을 대피하였고 이틀 뒤 카타르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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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도착한 뒤 알리는 2주간 보육원에서 생활했으며, 이후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와 함께 캐나다로 향해 아버지와 극적 상봉을 이룬 것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알리처럼 보호자 없이 홀로 카타르, 독일 등에 있는 난민 수용기지로 대피한 미성년자가 300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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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청소년 축구팀, 망명 신청

알리에 이어 14∼16세 여자 청소년 축구팀의 파키스탄 도착 소식이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축구 연맹 간부인 우마르 지아는 "아프간 여성 청소년 축구팀 선수, 코치, 그들의 가족 81명이 토르캄 지역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축구 연맹은 정확한 국경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는 16일 아프간 여자 축구팀 선수 등 관계자 34명이 추가로 파키스탄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축구 연맹은 이들이 철저한 경비 속에 파키스탄에서 머물다가 제3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아프간 여자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각국 정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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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우리의 적! 가족 몰살 피하려면, 재판 받아라

필사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유학길을 떠났던 아프간 청년들의 신음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프간 출신이자, 프랑스 명문대학 그랑제콜에 유학중인 샘(가명)은 며칠 전 가족 앞으로 도착한 편지 내용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편지의 내용은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과 탈레반의 적이므로, 프랑스에 유학간 아들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할 것과 만약 거절시, 가족 전체의 처형을 암시'하는 글이었다. 

이에 샘은 15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내가 프랑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동네 사람 모두가 알고 있다"며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상황이 복잡해 지리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사실 탈레반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샘을 저격한 것이 아니었다. 아프간 정부군에 복무하면서 탈레반과 맞서 싸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협력해왔던 샘의 아버지가 숙청대상인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샘의 가족들은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기 전 긴급히 모처로 몸을 숨겼으나,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샘은 토로했다. 

샘은 프랑스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 되레 외교부 대변인은 파리지앵에 "모든 요청이 검토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카불 공항 보안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피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샘의 이야기는 지난 아프간 여자 대표팀 선수를 포함한 여자 스포츠 선수 및 가족 50여 명을 호주 항공편으로 대피시킨 호주의 대처와 비교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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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을 향한 세계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향한 팽팽한 입장차이는 여전하다.  물론 탈레반을 진정한 하나의 집권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겠지만, 이미 아프간을 탈출한 이들을 향한 주변 국가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