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리뷰] 결국 십개월은 흐른다. 영화'십개월의 미래'
영화'십개월의 미래' 오는 14일 개봉 끝났어 미래야, 나는 죽고 애는 살꺼야...영화'십개월의 미래'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고귀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출산' 그리고 이를 위한 기다림의 시간 '십개월'. 누군가에겐 축복일 '임신'이 나에겐 변수가 된다면? 영화'십개월의 미래'
'십개월의 미래'는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온 변수가 갈팡질팡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전한다. 만성 숙취를 의심하던 '미래'는 임신 10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절망에 빠진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미래'는 가족과 주변을 찾아 상황을 해결하려 하지만, 결국 혼자 남게 된다.
극찬에 극찬을 이어오고 있는 영화 '십개월의 미래'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신 차려 보니 임신 10주' 인생 최대 혼돈과 맞닥뜨린 29살 프로그램 개발자 '미래'의 십개월을 담은 이 작품은 전주국제영화제, 뉴욕아시안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등 영화제에서 소개되며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남궁선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십개월의 미래'는 '예상치 못한 임신'을 시작으로 어떤 결말이 이어질지 모른 채 그 여정을 쫓아간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임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들어서 알지만,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겁 없이 그리고 진지하게 털어놓는다.
보통의 사건이지만, 그 이상인 '임신'을 특별한 것이기보다 보편적인 측면에서 담담하게 그려낸다. 여기에 20대 후반 여성의 '갑작스러운 임신'이라는 설정으로 '모성'과 '희생'보다는 '임신'을 통해 겪게 되는 고난의 여정을 보다 솔직하게 말한다.
'십개월의 미래'의 시작은 불완전한 '미래'에게 찾아온 임신이기에 특별해 보인다. 그러나 전개될수록, 상황이나 특정 인물의 특별함에서 비롯된 어려움이 아닌, 모두가 경험하게 되는 일상적인 여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다.
방황하는 '미래'가 찾은 연인, 가족, 국가는 제각기 다른 방향들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미래'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어쩌면 이 작품은 상황의 부조리함 속에서 고생하는 주인공들을 둘러싼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과 챕터, 음악을 통해 어쩌면 침체될 수 있는 감정들을 유쾌하게 정리한다. 어쨌든 '미래'의 십개월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똑같이 나인데, 모두가 아니라고 해. 끝났어 미래야, 나는 죽고 애는 살꺼야"
임신기가 있다면 산후기가 있다고 한다. 산후기는 아이를 출산 후 임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시기를 말한다. 대개 산후 6~8주간을 말하지만, 개인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출산을 앞둔 미래 앞에 나타난 '강미'는 산후기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끝없이 불러오는 배를 안고 견디는 십개월보다 이후의 삶이 더 힘들다는 토로를 쏟아낸다. 마치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못해 지친 '강미'의 모습을 보자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 작품은 모든 삶의 양면성이 있다고 하지만, 임신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부각된 '모성애'로 인해 겪게 되는 경력 단절 등의 부당한 대우들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영화가 주목받기 마땅한 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앞서 말했지만, 영화 '십개월의 미래'경력 단절 외에 임산부로서 혹은 일상에서 겪게 되는 가부장제 등 한국사회의 무거운 이슈를 무겁지 않게 다뤘다는 점이 극찬이 이어지는 이유가 설명된다. 나아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임신'과 '출산'의 어두움을 과감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결혼과 출산을 앞둔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오는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