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한 비난 속 대만 방문 결정한 EU

대만 외교부장 순방 중 결정된 EU의 대만 방문 중국-EU 간 외교적 관계 방향에 집중

2021-10-27     김수민 기자

[월드투데이 김수민 기자] 대만을 두고 EU와 중국 간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2019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가한 시진핑과 마크롱, 로이터/연합뉴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 의회 대표단이 다음 주 초 대만을 방문해 현지 고위 관리들과 만날 예정이다. 우바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 대만에 우호적인 유럽 국가를 찾는 가운데 EU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이 결정됐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우 부장이 유럽 첫 순방 국가인 슬로바키아의 싱크탱크 행사 연설에서 중국을 '권위주의 국가'라고 일컬으며 거짓 정보로 민주주의 체제를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 법치,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대만과 슬로바키아와 이념이 가까운 파트너들이 다방면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장은 최근 경제 둔화 및 심각한 전력난을 겪은 중국이 국내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은 대만 관련 이슈가 부상할 때마다 대만을 향해 대규모 공중 무력시위를 펼친다. 유럽은 대만해협 내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대만 외교부장의 유럽 공개 연설은 2019년 덴마크 코펜하겐 연설 이후 처음이다. 우 부장은 슬로바키아에 이어 체코 등을 방문한 뒤 오는 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대중국 의화간연합체(IPA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진=EU 깃발,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번 EU의 대만 방문을 두고,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다. 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EU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기로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고 중국-EU 간 건강한 발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간주된다.

작년 12월 EU와 중국은 7년 만에 투자 협정 체결에 합의했으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로 대립하면서 서로 제재를 주고받았다. EU 의회는 투자 협정을 비준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 중국의 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지난 21일에는 대만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투자 협정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채택하며, 대만에 있는 EU의 '타이베이 대표부'를 '대만 대표부'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의 외교 공간은 독립 지향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 집권 이후 중국의 전방위 압박으로 인해 극도로 좁아졌다. 그러나 본격화된 미중 신냉전에 따라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만을 지원하면서 대만은 유엔 체제 참여를 추진하는 등 외교 공간을 넓혀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