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중 '신냉전' 속 개최되는 정상회담...주요 쟁점은?
바이든-시진핑, 오는 16일 영상으로 첫 정상회담 가질 예정 '대만 문제', '무역 문제'가 중심 의제 될 듯
[월드투데이 김나혜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는 '신냉전' 가운데 오는 16일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수립 이후 중국과의 정상회담으로는 최초로 열리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영상으로 서로를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충돌과 대립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신냉전'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현재 대립의 양상이 첨예하기 때문에 회담에서도 양국의 입장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도 이번 회의를 '화상 회의'라는 용어로 지칭해 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 하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큰 힘을 가진 두 국가 정상의 만남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다음과 같은 쟁점들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문제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의견을 나눌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중국은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대만을 중국의 영향 아래 유지하려 하고 있다. 반면 대만 민진당은 최근 중국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대만 정부 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군용기를 이용한 무력시위를 펼치는 등 대만에 대한 제제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10월 대만 총통이 대만 내 미군의 주둔을 확인한 것에서 드러나듯이, 미국은 두 국가의 대립에서 대만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할 전망이다.
지난 12일의 양국 외교부 장관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불과 사흘 남겨두고 대만 문제에 대한 시각 차가 재확인된 바 있다. 미국 장관은 미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함을 밝힌 반면, 중국 장관은 미국 측이 대만 독립 행위를 반대하는 것이 대만해협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 주장했다.
이처럼 양국의 입장이 정반대라는 것이 다시금 드러난 가운데, 양국이 대만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주목해 볼 만하다.
무역 문제
'무역 문제'도 대만 문제와 함께 중요하게 다루어질 쟁점이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그 뒤 지난해 1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미국은 중국이 합의했던 것보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적다는 점을 들어, 중국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미흡하게 이행했다고 주장한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너무 높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제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15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중 간 무역이 완전히 단절되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진영의 양분에 따라 상대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조건을 추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이 GDP의 최대 6%를 잃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양국의 무역 전쟁이 국가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무역 사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 국가들인 만큼, 이들의 관계는 전 세계 무역에도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오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이루는 합의와 결정에 따라 국제 무역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기타 쟁점들
대만 문제와 무역 문제가 다가오는 정상회담의 가장 뜨거운 감자지만 다른 몇 가지 쟁점들도 회담에서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기후변화 문제도 회담에서 다루어질 전망이다. 지난 COP26에서 미중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를 이룬 뒤 관련된 논의가 얼마나 더 진전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회담에서는 이란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다. 한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와 북한 문제가 얼마나 깊게 다루어질지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