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이슈+] 미국-중국 갈등 격화 속...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대만'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미중 갈등 부추겨 미중 갈등 여파...미국-대만 교역량 최고 수치 기록 반도체 공급망, 기술 무역 등 상호협력하는 미국과 대만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과 세력 전 속에서 대만은 중국의 외교적 고립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미국의 주도로 오는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로 인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외교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대만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집중 조명해보았다.
■ 미중 갈등을 부추긴 '민주주의 정상회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세력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를 하나로 모으는 동시에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복원한다는 취지로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정상회의 초청 명단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외됐고, 중국과 갈등 중인 대만과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는 우크라이나가 초청됐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강력한 반발감을 내비쳤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하나의 '국가'로서 대만을 따로 초청한 것에 대해 연일 비난의 메시지를 쏟아냈으며, 중국 인민일보에 의하면 중국은 자국을 제외하고 개막한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과 대만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 8대 무역상대'로 떠오른 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에 미국 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의 8번째 교역 상대로 부상했다. 지난 9월까지 최근 1년간 대만 상품의 미국 수출은 720억 달러(약 85조1천76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만 수출 또한 350억 달러(약 41조4천억원)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교역 국가 중 8번째 큰 규모로 베트남보다 많으며 영국 뒤를 쫓고 있다.
WSJ는 미국과 대만의 교역량 급증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촉진제로 작용했다고 바라봤다. 또한 최근 격화되는 미중 갈등이 이와 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왔고 기업들은 더 싼 제품 생산을 위해 대만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대만 정부도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워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2019년 이후 대만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기업은 243개로 전체 투자액은 300억 달러(35조4천9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대만 반도체 공급망 등 협력 논의
중국은 그간 경제력을 무기 삼아 대만의 수교국을 회유해 자국과 수교하게 함으로써 대만을 외교적 고립에 빠뜨리는 노력을 집요하게 기울여왔다. 특히 이런 압박은 지난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래 더욱 강력해졌다.
WSJ에 의하면 대만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경제적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국도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대만 TSMC 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 7일 로이터통신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 메이화 대만 경제장관이 전화 회담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기술 무역과 투자 문제에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반도체와 다른 핵심 공급망 지원을 위해 또 다른 조치를 모색하기로 했고, 새로운 기술무역투자협력(TTIC)의 틀을 통해 상업적인 구상을 개발하고 핵심 공급망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