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슈] WHO 2년 만의 코로나 낙관론...백신 불평등 해소가 주요 과제
이스라엘 '플루로나' 확진 사례 첫 보고 미국·이스라엘 코로나19, 독감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
[월드투데이 이하경기자] 해가 바뀌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싸움이 3년째를 맞이하게 됐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잡혀가는 듯 했던 코로나는 오미크론 변이로 급격한 확산세를 보였고, 지난 12월 31일 현재 전 세계 하루 확진자 수는 198만1천9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19의 확진자 집계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다 수치로 1년 전 같은 날과 비교했을 때 2.5배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보건기구가 2022년에는 코로나 19가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SNS를 통해 처음으로 코로나 낙관론을 전했다.
그는 '2022년 코로나 19 팬데믹 종식을 희망하는 나의 바람'이라는 글을 통해 "우리가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면 2022년 말에는 다시 모임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1년 뒤 펜데믹 3년 차 연말을 맞이하는 대신 가족, 이웃과 함께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무총장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사망자가 5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우리는 이 전염병을 끝내기 위한 모든 수단과 자원, 근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마스크 사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과 호흡기 위생 관리, 환기, 진단 및 추적 등 전염병을 통제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은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19와 싸우는 데 필요한 도구가 전 세계에 고르지 않게 분포돼 있다. 아프리카 의료 종사자 4명 중 3명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상태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3차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평등이 오래 지속되면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악순환에 고리를 끊기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편협한 민족주의, 자국 우선주의, 백신 사재기 등이 팬데믹을 부추긴다"며 "불평등이 종식돼야 팬데믹이 끝나고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악몽도 끝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대 과제로 2022년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 70% 백신 접종, 지구촌 보건을 위한 전 세계 공조 강화, 보편적 의료보험 같은 기초 보건 투자를 제시했다.
BBC는 거브러여수스 총장의 이런 낙관론은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WHO에 처음 보고된 지 2년 만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는 2억870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550만 명이나 됐다.
한편, 이스라엘에서 독감과 코로나에 동시 감염되는 이른바 '플루로나' 사례가 발견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당국이 코로나 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중부 도시 페타티크바의 베일린손 병원에서 지난달 30일 한 젊은 임산부가 독감과 코로나 19 모두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해외 주요 외신은 독감과 코로나 19 이중 감염을 '플루로나(flurona)'라고 명명했다. 독감을 의미하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의 합성어이다. '플루로나'는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이 첫 확인 사례이며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베일린손 병원은 해당 여성이 코로나 19와 독감 예방 백신을 모두 접종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증상은 경미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코로나 19와 독감, 두 바이러스의 결합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사례를 연구 중이다.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의 2020 자료에 따르면 뉴욕의 코로나 19 입원 환자 1,996명을 상대로 진행한 검사에서 1명이 독감에 동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의 코로나 19 감염자 11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는 1명이 독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20년 영국에서는 코로나 19와 독감이 동시 감염될 경우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 확률은 무감염자의 6배, 코로나19에만 감염된 환자의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 중 코로나 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환자의 43%가 사망했으며, 코로나 19만 걸린 환자는 27%, 독감 환자는 4.8%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 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최근 몇 주간 어린이 600여 명, 임산부 120여 명을 포함해 1,800여 명이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는 코로나 19 예방 백신을 2~3회 접종한 국민이 '백신 피로'를 겪으며 독감 백신 접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방역 제한 완화의 영향으로 독감 환자가 지난겨울보다 급증해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BC는 미 보건 당국이 자료를 인용해 독감으로 인한 입원 환자는 지난 경우 하루 평균 125명을 넘은 적이 없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250명에 육박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