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년 첫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들

지난해 총 8차례의 미사일 발사...올해는 연초부터 감행 베이징올림픽 한 달 전 북한의 기습 도발, 그 의도는? 북한 식량난 언급한 외신...'코로나 이후 생사의 대투쟁'

2022-01-05     최도식 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새해부터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5일 오전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의 신년 첫 무력 시위로 작년 10월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연초부터 서해상에 무력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에 긴장 국면을 조성한 바 있다.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리며 2022년에도 순탄치 않을 남북관계를 예고했다.

특히 이번 발사가 오는 2월 4일에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딱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진행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이 올림픽이라는 큰 축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무력도발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북한은 이러한 견해를 뒤엎고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 '화성-8형'의 재발사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군사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작년 1월 당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통해 북한군 현대화의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현대전에 상응한 위력한 전투기술기재개발 생산'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북한군 간부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는 지난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북한은 지난해 1월 2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SLBM 등 신형 미사일들을 시험 발사해왔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공개한 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 국방력 강화를 다그친만큼 연초부터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년에 쏘아올린 발사체가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의 재발사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당초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초기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목표 성능에 미진했다고 판단한 '화성-8형'의 성능 테스트를 연초에 다시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열악한 식량난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열약한 식량 사정에 대해 언급했다. BBC는 노동당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인 언급하며 북한은 현재 식량난으로 생사를 위한 대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내부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 이후 국경 봉쇄로 인해 외부 물자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심각한 경제난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정은 정권이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를 통해 그간 누적돼 온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고, 내부 안정과 체제 강화를 도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사진=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화통신/AP/연합뉴스]

이러한 주장은 발사 시점에 대해서도 설득력을 가지게 한다. 북한은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달 전을 겨냥이라도 하듯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는데 이는 북한의 내부적 심각성과 시급성을 설명함과 동시에 중국에 대한 식량 원조 등을 노린 보다 광범위한 차원의 무력 시위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 이중잣대 철회 입장 관철

북한이 국제연합(유엔)에서 금지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계속 해오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북한은 지난해 우리 정부에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나 '위협'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주장해왔다. 미사일 발사 역시 여타의 훈련들처럼 정당한 국방력 강화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유엔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중대한 군사적 도발행위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해 총 8번에 걸쳐 12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유엔의 대북제재를 무시해오고 있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의지를 강조했으며, 중국 정부 역시 각국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으로 북한의 군사 행위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