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난 심화...'인재 모시기' 혈안된 글로벌 기업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재 채용 꾸준히 늘릴 계획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인재 이탈 방지 차원...추가 성과급 지급
[월드투데이 유효미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 인재 가뭄에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본격적인 반도체 생산 확대에 돌입하면서 필요한 인력이 많이 증가한 탓이다.
설비 투자는 점점 증가하는데...인력은 턱없이 부족
지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기업의 수요에 비해 근로자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WSJ는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능력은 바르게 늘리고 있지만, 인력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라며 업체 간 경쟁이 시설 투자에서 인력 쟁탈전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컴퓨터 전자제품산업 근로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09만1800여 명으로 6만 명가량 증가했지만 기업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인력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 에이트폴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7만~9만 명의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 에이트폴드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다 지어놓아도 인력난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반도체 생산 과정의 자동화는 잘 되어 있지만, 팹(제조시설) 운영과 연구개발에는 고급 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상당수 인재가 반도체기업 보다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을 선호한다. 이에 반도체기업의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반도체 인재 모시기 '각축전'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올해 8,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TSMC는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도 필요하지만 충분한 전문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구체적으로 TSMC는 올해 최대 440억달러(약 52조2414억원)를 설비투자에 쏟아붓는다. 인력은 신규 생산라인 모니터링과 운영에 투입되는 생산 인력과 연구개발 임직원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투자,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인력만 2,400여명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인력 충원에 나서 수백명을 추가 채용했다.
삼성전자는 세 번째 생산라인 P3의 완공을 앞두고 있어 올해도 인력을 늘린다. 삼성전자는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반도체 인력 채용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있어 시설투자가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치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시설투자와 함께 연구개발 인력과 우수한 생산인력도 보충되어야 한다. 아울러,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의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해 반도체 인력 수요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직 막아야 한다, 치열해지는 성과급 경쟁
경쟁사로의 인재 이탈을 우려하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성과급 경쟁에 나섰다.
지난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직원들에 대한 추가 성과급 지급을 고민하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기본급의 300%에 해당하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는데 반해 삼성은 주요 계열사 직원들에게 2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에 DS 부문 직원들의 내부 불만이 커졌고, 이직을 고려하겠다는 항의 글이 이어졌다. 결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큰 보상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임직원 전원에게 특별성과급 300%를 지급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2조3581억원에서 12조945억원으로 조정된 것으로 보아, 특별상여금 지급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