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 사고, 운전자 살인죄 기소...테슬라는 법적 책임이 있나?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레벨 2 수준... 자율주행 맹신 사고 잇따라

2022-01-22     김가현 기자
[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김가현 기자] 지난 2019년 12월 LA 인근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신호등을 무시한 채 과속을 하다가 마주 오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졌고 LA 검찰은 운전자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사건을 연구하는 미국의 한 법대 교수는 테슬라가 형사, 민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으나 과연 그럴까.

운전자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전적으로 믿고 방치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자율주행의 법적 책임은 미국 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능 레벨 0~5중 어디에 속해있는지 알아야 한다.

레벨 0은 운전자가 전적으로 운전을 도맡으며 자율주행 관련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상태다. 레벨 1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 레벨 2는 부분 자동화, 레벨 3은 조건부 자동화, 레벨 4는 고도 자동화로 긴급상황 발생 시 차량 스스로 대처 가능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레벨 5는 완전 자동화로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다.

[사진=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는 오토파일럿(Autopilot)과 완전 자율주행 모드(Full Self Driving capability)가 있다. 오토파일럿은 테슬라 차량 구매 시 기본으로 탑재되는 운전자 보조 기능으로 레벨 2에 해당한다.

완전 자율주행 모드(FSD)는 구독 형태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사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이름과 달리 레벨 2 수준이지만, 레벨 4~5를 목표로 하는 만큼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FSD는 월 199달러(약 22만 원)에 이용할 수 있고, 오토파일럿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면 월 99달러(11만 원)이다.

오토파일럿, FSD 기능에 해당하는 레벨 2는 운전자가 운전석에 반드시 착석하여 전방을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토파일럿 기능을 맹신한 나머지 운전석에 앉아있지 않거나, 운전에 완전히 손을 떼고 핸드폰 게임을 하는 등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건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홈페이지에는 오토파일럿 기능 설명에 "현재 오토파일럿 기능들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주의가 필요하고 운전자에게 책임이 주어집니다. 현재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적혀있지만, 일각에서는 명칭이나 광고로 인해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도 레벨 2 수준에서 일어난 사고인 만큼 테슬라가 형사, 민사상 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2020년 4월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르면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우선 운행자가 책임을 진다.

만일 자율주행 기능의 결함이 인정된다면 제조사(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자동차 업체, 자율주행 관련 정보 판매자 등 책임이 있는 부분의 관리자를 모두 포함)가 최종적인 민사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레벨 2~3에만 해당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여 레벨 3 이상의 기능에서 사고 발생한다면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는 아직 규정된 것이 없다.

자율주행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기에 입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이 법, 규제 같은 비물질문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문화 지체라는 용어가 있다. 문화 지체 현상은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지만, 자율주행은 사람의 안전과 목숨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관련 사항에 대해 자세한 토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