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NOW] 북한, 순항 미사일 2발 발사...핵 실험 '모라토리엄' 해제하나

北 올해만 5번째 미사일 발사 대미(對美)견제 목적...국정원 "핵보다는 ICBM 발사할 듯"

2022-01-25     한진리 기자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북한이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올해만 5번째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핵 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북한이 지난 2021년 시험 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조선중앙TV]

북한, 동해상으로 순항 미사일 2발 발사

북한이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순항 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오늘 오전 북한이 내륙에서 순항미사일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지점이나 방향, 비행 거리 등 추가적인 재원 분석을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북한이 무력 시위에 나서는 빈도는 지나칠 정도로 잦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탄도미사일을 네 차례 발사했다. 이번 순항 미사일을 포함하면 다섯 번째로,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무력 도발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고도를 낮춰 비행한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군 당국도 탐지 이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사진=지난 2018년 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해 핵실험 관리 지휘소 시설을 폭파했다. 공동취재단]

전문가들, 풍계리 핵실험장 유지 주장 

무력 도발과 함께 북한이 핵 실험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4일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일정 조건으로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역임한 하이노넨 연구원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활동으로 보인다"며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건물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물 입구의 제설 작업 흔적, 눈 위로 차량 바퀴 자국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24일 외신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 갱도를 폭파했다. 이는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선제적 선의조치로, 북한은 핵실험장을 '영구히' 폐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결국 모라토리엄 철회하나

북한이 핵 실험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며 선언했던 모라토리엄 해제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앞서 2018년 4월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Moratorium)'을 선언했다.  

사진=올해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들, 연합뉴스]

한반도 평화 어디로...국정원 "핵 보다는 ICBM 발사할 것"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관기관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방부는 북측의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이후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핵시설 동향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핵 실험 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북한이 지난 11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보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북한이 평안북도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은 국정원의 분석 결과를 전하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동창리에서 ICBM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이 위성발사 명분으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여러 가지 대미 압박 수단 중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과연 대미 압박을 위한 북한의 무차별 무력시위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결국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내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