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이슈+] 美, 러시아에 본격 군사 대응...우크라이나 둘러싼 긴장 더 악화되나
미국, 발트해-동유럽 육해공군 파병 검토...미 국방부 "미군 유럽 배치 대비" 명령 나토, 동유럽 전력 강화...러시아 '훈련 기동'으로 대응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미국은 본격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서방 국가와 러시아의 대치가 격화하는 양상이다.
■ 美, 발트해·동유럽에 육해공군 파병 검토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과 발트해 나토 회원국에 전함·항공기를 비롯해 병력 수천 명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온 군사 대응 자제 기조에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병력 1천~5천 명과 전함, 항공기 등 미군 자산을 러시아에 더욱 가까이 배치하는 이번 방안에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병력 파견 규모를 10배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이 대치 중인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에 150명의 군사고문단을 배치해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돕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인 군사 대응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협 강도를 높이고, 양국 간 릴레이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대화와 군사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추가 파견 병력을 나토 동부 전선에 배치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는 나토가 러시아 국경을 향해 동진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해온 푸틴 대통령의 경고를 정면 승부하는 방침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비춰온 아프가니스탄 철수 후 다른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뜻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 본토에는 병력을 추가 배치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해당 검토 사안은 이주 초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군 유럽 파병 대비 명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이어 24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 8천 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대비 명령을 내리고, 상향된 대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됐다.
이를 전한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미군 병력 대부분은 나토가 필요로 할 경우 나토 신속대응군에 참여하게 된다. 명령을 받은 병력에는 전투여단과 병참부대, 의료·방공 지원, 첩보·감시·정찰부대 등이 포함됐다.
이번 미 국방부의 명령 또한 미 정부의 군사 대응책과 동일하게 우크라이나에 직접 배치되는 것이 아닌 주변 지역이 될 예정이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집결시킨 병력을 철수시킨다면 군사 긴장 완화에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러시아가 현재 긴장 완화에 나설 의도가 없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 나토 동유럽 전력 강화에 맞서는 러시아 훈련 기동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력 증강에 맞서 동유럽 내 방위 강화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는 실전훈련을 위한 발트함대의 출항을 발표하는 등 양측의 긴장이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나토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나토 동맹국들이 동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 군대에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 방위를 강화한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나토의 이번 발표가 최근 며칠 사이 개별 회원국들의 발표를 요약한 것으로, 나토의 의지를 다시 상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바라봤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동맹국들의 나토에 대한 추가적 병력 기여를 환영한다며 "나토는 모든 동맹국을 지키고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수단을 계속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토의 발표가 나온 뒤 러시아 서부군관구 공보실은 "20척의 발트함대 소속 군함과 지원함 등이 훈련을 위해 주둔 기지에서 출항해 발트해의 훈련 해역으로 향했다"며 대응에 나섰다. 이미 예정됐던 훈련 기동이지만, 나토의 동유럽 군사력 강화 조치에 대응한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