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복 공정'에 불지피는 미국 패션지 '보그'..."방치하면 안돼"

보그, 한복을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로 소개...中 유튜버 왜곡 가담 옥스퍼드 영어사전,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 기재

2022-02-14     김현정 기자
[사진=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2022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소수 민족 대표 중 한 명이 한복을 입고 등장해 논란이 인 가운데 미국 유명 패션지 보그도 '한복 논란'을 일으키며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미국 유명 패션지 '보그(Vogue)'가 지난 2일 공식 SNS를 통해 한복 의상을 입은 중국인 모델 사진을 게재한 뒤 그 의상을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로 소개했다. 1982년 창간돼 세계 26개국에서 발행되는 보그는 이 게시글에 "한푸는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역사적 의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잡지에 소개된 중국인 모델이자 유튜버 '시인(Shiyin)'은 "지난 2년간 한국은 항상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며 "한복 역시 그런 문화적 영향을 받은 복식"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을 가중시켰다. 

[사진=반크가 제작한 미국 보그지에 대한 비판 포스터, 반크]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지난 8일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보그에 시정을 요청하고, 이를 비판하는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제작된 포스터에는 해당 사진에 중국에서 후원받았다는 뜻의 'Sponsered by China' 문구가 삽입됐다.

반크는 보그의 이 같은 행태는 중국의 홍보 대행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더불어 박기태 반크 단장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문화 왜곡에 '분노'와 '흥분'으로만 대응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SNS를 통해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한복 논란을 더이상 방치하면 안된다는 강한 의견을 표출했다.

[사진=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복 관련 설명, 서경덕 교수 제공]

이어 지난 11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또한 보그에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한 항의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에는 이른 시일 내 조처를 해달라는 항의 내용과 함께 한복 관련 영어 영상,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올라있는 한복 설명자료를 담아 근거에 힘을 실었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보그가 이번에 큰 오류를 범했다.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지 '한푸'가 아니다"며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으로 분명히 게시돼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3천700만 명의 팔로워를 둔 시인의 정보 또한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서 교수는 그동안 중국의 '한복 공정'에 맞서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복 광고를 올렸고, '한복의 역사'에 관한 영어 영상을 제작해 SNS에 배포하는 등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 의상임을 널리 알리고 바로잡는데 힘써왔다. 

이번 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벌어진 한복 논란에 대해서도 주한 중국 대사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