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오미크론, 얕보지마라'...47개국 우세종 등극, 무서운 기세
태국 코로나19 확진자 중 '스텔스 오미크론' 비중 18% 넘어 WHO '스텔스 오미크론 증가 주의하라'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스텔스 오미크론'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태국 현지 매체 네이션은 21일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BA.2 계통 변이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18.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중 BA.2는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변이 종류가 잘 구분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다. 오미크론 변이는 BA.1, BA.1.1, BA.2, BA.3 등 크게 4개의 세부 계통으로 분류.
지난 17일 CNN은 일본 도쿄대 사토 케이 연구원팀이 실험실 연구 결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원래 오미크론(BA.1)보다 더 빨리 확산하고 중증도 더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BA.1과 동일하게 백신에 의해 유도된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오미크론 치료에 사용되는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일부에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하면 백신의 보호 효과가 회복돼 감염 후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74% 정도 줄어든다고 전했다.
사이토 연구원은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이크론의 일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더욱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 검사법으로는 검출이 안 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먼저 이를 검출하는 방법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WHO도 스텔스 오미크론은 증가에 대한 세계 각국에 주의를 당부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7∼13일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전 1주일보다 19% 감소했으나 스텔스 오미크론은 계속 증가해 신규 확진자의 20%를 넘었다. 스텔스 오미크론의 전염력은 BA.1보다 30∼50%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현재 세계 74개국, 미국 47개 주에서 발견됐으며, 중국·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필리핀 등 아시아와 덴마크 등 최소 10개국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됐다.
과학자들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BA.1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실제 스텔스 오미크론 유행 지역에서도 엇갈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 초기 유행 국가인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입원율이 계속 감소한 반면 덴마크에서는 입원율과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바이러스 전문가인 용 푸워라완 쭐라롱껀대 교수는 'BA.2 변이가 태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만 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용 박사는 또 PCR 검사 외에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를 합하면 신규 확진자는 이미 2만5천 명을 넘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 8천 883명이며, 사망자는 32명이었다. 지난주부터 1만 4천∼1만 8천 명 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용 박사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감염자 숫자가 내림세를 보인다면서도 "아시아에서는 정점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한다"며 오미크론 환자 대부분은 경증을 보이지만, 고위험군 그룹에 속한 이들은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 이에 따른 각국의 여행자 입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희소식일 수 있지만,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소식은 이를 멈칫하게 만든다.
폐쇄 조치와 같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처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은 결과 가볍게 평가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