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리뷰] 가장 아름다운 고통과의 직면, 뮤지컬 '프리다'

뮤지컬 '프리다' 오는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2022-03-25     박한나 기자
[사진=EMK]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굴곡없는 인생이란 어디있겠냐만은 그럼에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직면하라. 내 인생이여 만세!

짙은 눈썹의 강렬한 자화상을 남긴 예술가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아티스트다. '고통의 여왕'으로 기억될 만큼 소아마비, 교통사고는 평생의 후유증을 남겼지만, 그녀의 열정적인 삶과 그림은 결코 아픔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의 굴곡진 인생사가 드라마틱한 선율에 잇대어져 환상적인 마지막 쇼를 선사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나이트 쇼'의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프리다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과거 자신의 삶의 영향을 주었던 인물들을 만나며 인생을 되돌아본다. 리허설이 진행되던 중 갑작스러운 고통을 느낀 프리다는 리허설을 멈춘다. 그리곤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은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EMK]

프리다의 삶을 담은 100분은 오롯이 단 4명의 여배우들이 채운다. 시작부터 굉장한 사운드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시작된 뮤지컬 '프리다'는 매 장면의 클라이막스였다. '기구하다'라는 단어가 러닝타임 내내 머리와 입가에 맴돌았다.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이 저렇게 기구할 수 있수 있을까. 그녀의 삶을 담은 김소향의 얼굴을 마주할때마다 애석한 탄식이 살갗에 와닿았다.

액자식 구조의 뮤지컬 '프리다'의 격렬한 사운드는 절망가득한 그녀의 삶을 표현하기엔 때론 너무 신난다. 그래서 더 슬프게 다가온다. 삶의 순간마다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는 '데스티노'의 재촉과 함께 죽음으로 다가온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지키려는 또 하나의 프리다 '메모리아'는 그녀를 붙든다. 

[사진=EMK]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고민하는 것은 비단 프리다의 삶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 매 순간 삶과 죽음의 미묘한 경계 아래 서성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삶을 뒤흔든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럴때 나의 또 다른 자아는 내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는지 떠올리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프리다의 삶은 지나치나 못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극히 일부의 삶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기쁨과 고통 안에 신음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인생이 그렇지 아니한가.

[사진=EMK]

프리다는 '프리다다운' 삶을 살았다. 계속되는 고통에 괴로워했지만, 자신의 고통마저 예술로 표현하며 '가장 프리다다운 삶'을 살아냈다. 그런 면에서 뮤지컬 '프리다'는 뮤지컬로 각색되길 잘한 작품이다. 매 순간의 고비를 표현한 록음악 그리고 작은 디테일을 살린 세밀한 연기와 움직임은 무대 위에 올려진 '프리다'의 삶 자체를 노골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사진=EMK]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프리다의 삶을 두고 외친다. 그 외침에 울림이 번진 나의 자화상에 집중해본다. 그리고 외쳐본다. 내 인생이여 만세.

한편, 뮤지컬 '프리다'는 오는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