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과 자동화로 '부활'하고 있는 싱가포르 제조업

다국적 기업에게 아낌없는 지원 베푸는 싱가포르 정부...제조업 부활에 상당 부분 기여 로봇 사용으로 인한 활발한 '생산 활동 자동화'도 주목할 만한 요소

2022-06-23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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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이주원 기자] 싱가포르에서 근래 들어 제조업이 활황을 맞고 있다.

천연자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섬 국가 싱가포르는 성냥과 낚싯바늘에서 포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제조업을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제조업을 고수하던 싱가포르는 한계에 부딪히자 아시아 금융허브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싱가포르에서 제조업이 다시 상당 부분 차지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정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2005년 27%에서 2013년 18%로 8년간 계속 하락했지만, 최근 2020년은 21%, 2021년은 22%로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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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글로벌 제조업체가 싱가포르에 들어오고 있으며 추가 투자를 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기업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최근 싱가포르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독일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실트로닉스도 싱가포르에 새 공장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자동화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다국적 기업을 위해 노동자 교육 보조금, 연구 파트너십, 세금 감면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우수한 싱가포르 인재 풀과 연구기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이유로 전기차용 생산센터 건설방침을 밝혔다. 이에 헹 스위 킷 싱가포르 부총리는 현대차 공장은 작은 토지와 적은 노동력을 요하며, 이에 따라 이전에는 싱가포르에서 생각지 못했던 제조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화답했다.

또 주목할 점은 로봇 사용 등으로 활발한 생산활동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싱가포르의 일터에는 로봇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 일자리 중 제조업 비중은 2013년 15.5%에서 2021년 12.3%로 하락했다. 동 기간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8년 연속 감소했다. 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상승하면서도 제조업 종사 인구는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의하면 싱가포르의 직원 1명당 공장 로봇 수는 한국에 이은 세계 2위이다.

싱가포르는 오랜 기간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제조업 근로자가 줄었어도 자국민 고용에 타격은 없었다고 WSJ는 밝혔다. 반면 외국인 제조업 종사자는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 중 싱가포르 제조업 분야 종사자는 작년 12월 기준 20만 7천 명으로 2013년 28만 1천 명보다 크게 하락했다. 

롤스로이스의 동남아시아·태평양·한국 담당 사장 비키 반구는 싱가포르는 자본·기술집약적인 반면 노동집약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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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독일 백신 제조사 바이오엔텍은 작년 5월 인재가 풍부하고 좋은 사업 환경을 갖춘 싱가포르에 코로나19 백신 제조 공장을 연간 수 억 개 세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생명공학기업 10X지노믹스는 싱가포르의 우수한 인재 풀과 제조 전문 지식 때문에 싱가포르에 공장을 지었다고 밝혔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력 차질에도 조업 유지가 가능한 생산 자동화가 글로벌 기업의 최우선 순위가 됐다고 짚었다.

싱가포르는 저가 제조업이 아닌 항공 전자 기기, 반도체 칩 등 고가 첨단 제품 생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중국, 독일, 한국에 이은 세계 제4위 첨단 제품 수출국이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중심에 위치하여 원자재와 관련 중자재를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점도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