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아세안과 함께 뉴델리에서 미얀마 사태 대책 논의
미얀마 민주정부, "폭력과 만행 종식 위한 국제사회 모든 노력 환영" 중국, 지난해부터 미얀마 군부 등 동남아 순방 이어와 반 前 UN 사무총장, 미얀마 군부 방문… "안보리 결의 이행해야"
[월드투데이 우현빈 기자]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등이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와 인도, 중국,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의 정부 및 싱크탱크 대표들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5일, 인도 뉴델리에서 미얀마 사태를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얀마 군부와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 간 공식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양측이 만나 서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폭력 사태를 줄이고 대화를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성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NUG 대통령실 대변인 쪼 조는 NUG가 이웃 국가들과 대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얀마의 폭력과 만행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민관이 함께 참석하는 '1.5 트랙' 회의로 지난달 태국에서 처음 열렸으며, 다음 회의는 라오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이번 회의의 주요 참가국인 중국은 미얀마 사태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해에도 미얀마 군부를 포함한 여러 동남아 국가를 순방하며 군부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중국은 안보리 회의에서도 러시아와 함께 '미얀마 사태에 대한 UN의 개입은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해왔고, 홍콩 등 자국 내 시위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진압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같은 회의의 목적이 정말 '평화'에 있는 것인지, 그 의도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자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치 고문을 부패와 선거 조작 등 각종 혐의로 체포했다. 또 반대 세력에 대한 유혈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아세안은 2021년 4월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미얀마 내 폭력 중단과 당사자 간 대화 개시 등 5개 항에 합의했지만, 합의 사항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월 열린 아세안 장관급 회의에서는 미얀마가 참석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만나 아세안 5개 항 합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시급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인 25일 다시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공습으로 샨주의 한 병원이 공격당해 임산부 등 5명이 다쳤다. NUG는 "반 전 총장의 요청에 군부는 공습으로 답했다"며, "폭력을 중단하라는 요청에도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군정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