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정책보다는 경제개발정책을 우선시하는 브라질 정부
아마존 열대우림 하루평균 축구장 3천 300개 넓이 파괴 중
거대 먼지 폭풍으로 10여명 사망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브라질의 환경오염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유역을 대거 포함한 브라질에서 모래 폭풍, 화재, 가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브라질을 넘어 전 세계의 생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늘어나는 중이다.

[사진=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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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과 브라질

아마존과 브라질은 뗄 수 없는 사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남미 9개국에 길게 걸쳐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지역을 '아마조니아 레가우'라고 부르는데 브라질 면적의 무려 59%나 차지한다. 전국 27개 주 가운데 9개 주에 걸쳐 있다.

많은 원주민들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생태계를 책임지는 아마존 열대우림이지만 브라질에 극우 성향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집권하면서 파괴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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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논란

브라질 뉴스 포털은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와 그린피스의 자료를 인용하여 제38대 대통령인 보우소나루 출범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이전 기간보다 74%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출범 이후 2년 9개월 간 축구 경기장 330만 개에 해당하는 2만 4천100km2이 사라진 것이다.

사라진 원인은 무단 벌채와 방화로 꼽힌다. 방화와 벌채를 통해 농지개발을 하기 위해서이다. 산림을 베어내 목초치로 만들어 소를 사육하고, 또 소에게 먹일 콩도 재배해야 한다. 벌채한 나무를 파는 것도 주요 수입원이다.

브라질의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인 Imazon에 의하면 올해 1~8월 무단 벌채로 파괴된 열대 우림은 7천715km로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1~8월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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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사바나 지역으로 바뀐다?

국립우주연구소,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 상파울루대학 고등연구소는 현재처럼 환경파괴가 계속되면 아마존 열대우림의 기온이 상승할 것이고, 추후 건조한 사바나 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00년 정도 남미 대륙의 기온이 지금보다 2~5.5도 더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아마존 열대우림 일부에서는 최대 11.5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 그러면 절반의 아마존 원주민들이 극심한 더위로 고통받게 된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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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논란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며 원주민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그가 방관하는 개발 정책으로 인해 원주민들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하원을 통과한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의 시위가 대규모로 발생하기도 했다.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역시 보우소나루 정부가 개발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170개 부족 약 6천명의 아마존 원주민이 시위에 참여하여 반발했다. 이번 저항은 민주화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원주민 저항이다.

원주민들은 원주민 보호구역 축소 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은 1988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아마존 땅에 대해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무간섭 무접촉 원칙을 정책적으로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 산불로 죽어가는 동물들

브라질의 또다른 생태 보고인 세계적인 열대 늪지 판타나우 역시 파괴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최근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1천700마리의 동물들이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물에서 주로 사는 뱀은 대략 900만 마리가 불에 타 죽은 것으로 추산됐다. 아마존 역시 극심한 가뭄 속에 대규모 화재가 잇따르며 파괴와 동물들의 죽음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불어 닥친 먼지 폭풍, AFP/연합뉴스]
[사진=불어 닥친 먼지 폭풍, AFP/연합뉴스]

◆ 먼지 폭풍

지난 9월 26일에는 먼지 폭풍이 상푸울루주를 덮치기도 했다. 먼지 폭풍으로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최소한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도 먼지폭풍이 불어 닥쳐 전력공급이 중단되기도 했었다. 이번 먼지 폭풍의 원인 역시 가뭄이다. 이번 가뭄으로 중서부와 남부, 남동부 곡창지대에서는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어 국내 물가 상승은 물론 국제 곡물 가격이 인상할 수도 있다.

◆ 가뭄으로 수력발전소 가동 중단 위기

브라질에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건설된 수력발전소가 가동 중단의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해당 수력발전소는 세계3~4위 규모의 벨루 몬치 수력발전소로 하루 최대 전력 생산능력은 1만1천233㎿지만, 현재는 3%를 밑도는 300㎿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약 9조 원의 건설 비용이 들어간 수력발전소가 가뭄 때문에 제구실을 못 하면 전력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서 2019년부터 중단된 서머타임을 부활하여 전력을 아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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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환경을 보호하지 않을까?

브라질의 여러 환경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것은 인재에 가깝다. 보우소나루는 경제 회복을 위하여 아마존 개발 정책을 추진했다. 아마존의 경제적 잠재성을 검토하고 아마존을 토대로 브라질의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발 규제를 완화했다. 환경보호구역 지정 기준을 조정하고 환경법을 위반한 기업의 벌금을 감면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 정책 예산을 95%나 줄이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그의 정책을 비판했다.

[사진=보우소나루의 아마존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 REUTERS/연합뉴스]
[사진=보우소나루의 아마존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 REUTERS/연합뉴스]

◆ "아마존은 브라질에 속해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해외국들의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에 대하여 아마존은 브라질에 속해 있다는 말로 대답을 한다.

그의 주장은 브라질이 지구에 제공하는 환경 서비스에 대한 공정한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제사회의 우려는 주권침해라고 맞서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아마존 열대 우림 보호를 위한 금융 지원을 요청했고, 브라질 환경장관 역시 1년 안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을 40% 줄이기 위해서 10억 달러의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된 '아마존 기금'의 운영이 보우소나루 정권 이후 파행된 적이 있어 그의 발언 조차도 신뢰성이 높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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