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M (상변화 메모리), 결정-비결정 상전이 이용한 메모리
FRAM (강유전체 메모리), 강유전체를 사용한 메모리
MRAM (자기 저항 메모리), 자석의 방향을 이용한 메모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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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권성준 기자] 최근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메타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능정보 사회로 변하면서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가 찾아왔다.

소프트웨어가 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드웨어 산업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기술이 발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모든 소프트웨어들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성능을 가진 하드웨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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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지능정보 사회에서 현재 컴퓨터 반도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저장 장치에서 메모리로 정보를 가져와 계산을 작동하는 '폰 노이만 구조'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저장 장치와 메모리 간의 성능 차이로 인해서 컴퓨터가 가장 낮은 속도의 하드웨어 성능 밖에 낼 수 없는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저장 장치와 메모리를 합친 '프로세싱 인 메모리 (PIM)'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개발 중인 단계에 있는데 현재 가장 각광받는 세 가지 PIM 반도체 PRAM, FRAM, MRAM의 원리를 알아봤다.

PRAM (상변화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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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M은 물질의 상을 변화시켜 0과 1을 만들어내는 메모리를 의미한다. 물질의 상은 다수의 균일한 분자가 일정한 물리적 성질을 공유하는 상태를 말하며 상의 대표적인 예시로 고체, 액체, 기체가 있다. 이 세 가지 상은 분자의 운동과 배치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고체, 액체, 기체 이외에도 물질이 가질 수 있는 상이 존재한다. 다른 성질을 기준으로 상을 분류하기도 하며 강자성체와 상자성체도 물질의 상 중 하나다. 강자성체는 물체의 자기 방향이 일정한 상이고 상자성체는 분자마다 임의의 자기 방향을 가리키는 상이며 이와 같이 자성으로 분류하는 상도 온도에 따라서 서로 다른 상으로 변화할 수 있다.

PRAM은 결정과 비결정이라는 상을 이용한다. 결정이란 구성 분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격자를 이루는 상을 의미하며 탄소가 정육각형 구조를 이루는 그래핀, 소듐과 염소가 번갈아가며 정육면체 격자를 이루는 소금 등이 결정이다. 대부분의 금속들은 고체가 될 경우 결정을 이루며 일반적으로 결정질 물체는 전기 전도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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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정은 물체가 고체가 될 때 결정을 이루지 않고 응고되는 상을 의미하며 대표적인 비결정 물질로 고무와 유리가 있다. 비결정질 물체는 물체를 구성하는 분자가 무질서하게 뭉쳐서 굳어 있다. 많은 경우 비결정 상태는 전기 전도성이 낮아 절연체로 사용된다. 그래서 철과 같은 결정을 이루는 금속은 전기가 통하고 고무와 같은 비결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PRAM의 핵심은 칼코게나이드와 같이 온도에 따라서 결정-비결정 상이 바뀌는 물질이다. 결정이 되면 전기가 잘 흐르지만 온도를 변화시켜 비결정이 되면 저항이 높아져 전류가 흐르지 못한다. 이러한 물질에 전류를 주입하면 물질 자체 저항에 의해 열을 발생하고 발생한 열이 물질의 상을 변화시킨다. PRAM은 이 효과를 이용해서 0과 1을 저장한다.

PRAM은 비휘발성이며 일반적인 플래시 메모리보다 정보를 쓰는 속도가 빠르고 고온에서도 정보가 오래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용이하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셀이 작아질수록 셀 간의 열 간섭이 심해져 물질의 상을 조절하기 어려운 단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FRAM (강유전체 메모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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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은 강유전체라는 물질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를 의미한다. FRAM은 기존에 사용되던 DRAM의 유전체를 강유전체로 바꾼 구조를 가지고 있어 DRAM의 높은 집적도와 SRAM의 빠른 속도라는 장점을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반도체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없어도 전기적인 분극 상태를 유지하는 물질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원자들이 결합해 분자를 형성할 경우 전자를 더 강하게 당기는,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가 존재한다. 이 경우 전자가 한쪽에 몰리기 때문에 (-) 극을 띠는 부분이 나타나고 전자를 뺏긴, 전기음성도가 낮은 부분은 (+) 극을 띤다. 이러한 현상을 분극이라고 한다.

분극된 분자들로 만든 물질이어도 분자들의 분극 방향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질 자체는 중성을 띤다. 만약 전기장을 걸어줄 경우 극성 분자들이 반응해 전기장 방향으로 나열되고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유전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유전체로 물이 있다. 물은 산소 부분이 (-) 극을 띠고 수소 부분이 (+) 극을 띠며 전기장을 걸어줄 경우 한쪽 방향으로 나란히 나열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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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유전체는 물질의 분자 배열 때문에 유전체와 달리 외부 전기장이 없어도 분자들의 분극 방향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열되는 물질이다. 외부 자기장이 없어도 자석의 방향이 유지되는 강자성체와 유사하기 때문에 강유전체로 불리며 강자성체와 비슷하게 극성의 방향을 바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강유전체는 DRAM에 사용되던 유전체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물질의 분극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비휘발성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 DRAM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쉽고 이는 FRAM이 다른 차세대 반도체와 비교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장점이다.

그러나 강유전체를 일정 두께 이하로 얇게 만들 경우 분극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 어렵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그래서 현재는 안정적으로 얇게 만들 수 있는 강유전체 소재 연구와 발견된 물질을 상용화 시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하프늄 산화물은 다른 강유전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MRAM (자기 저항 메모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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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AM은 자석을 이용하는 반도체 소자를 의미한다. MRAM은 터널 자기 저항 현상으로 전류를 조절해 데이터를 만들고 저장한다. 물성에 의한 저항 변화 이용하는 점은 앞선 PRAM 하고 유사하며 자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점은 기존의 하드 디스크와 유사하다.

자기 저항 효과는 전류가 흐르는 금속에 자기장을 걸어 줄 경우 금속의 저항이 변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금속에 자기장을 걸어줄 경우 움직이는 전자에 발생하는 자기력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만약 금속이 자성을 가지는 강자성체일 경우 자성체의 자화 방향에 따라 저항이 달라진다.

금속 자체의 자성에 의한 저항 증가는 아주 미미하지만 강자성체와 자체 자성이 없는 상자성체를 얇은 막으로 만들어 번갈아가면서 쌓으면 자성의 방향에 따라 저항 증가량이 크게 변한다. 이 현상을 거대 자기 저항이라고 부르며 1987년 피터 그륀베르크와 알베르 페르가 발견했다. 이 효과는 하드 디스크에 적용 되어왔으며 정보 저장 용량을 비약적으로 높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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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AM은 두 강자성체 사이에 얇은 절연체를 끼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절연체를 통과할 수 없지만 절연체가 충분히 얇다면 한 자성체에 있던 전자가 반대편 자성체로 넘어가는 터널 자기 저항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두 강자성체의 자화 방향에 따라 터널 현상이 일어나거나 반대로 억제된다.

만약 두 자석의 N 극과 S 극이 나란하면 터널 현상을 일으키고 전자가 이동해 전류가 흐를 수 있으므로 전체 소자의 저항은 낮게 측정된다. 한편 자석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배열하면 터널 현상이 일어나지 못하고 전류가 흐르지 않아 소자의 저항은 높아진다. 따라서 기존 하드 디스크처럼 한쪽 자석의 방향을 조절해서 소자의 저항을 조절할 수 있다.

MRAM은 자성을 이용해 정보를 유지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정보가 유지되어 전력을 적게 소모하며 소자의 크기가 DRAM보다 작기 때문에 기존보다 더 높은 밀도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물질 자성의 방향만 바꾸기 때문에 반도체의 내구성이 좋고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자기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인접 셀들 사이의 간섭이 강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기 터널 저항은 전자의 스핀 방향과 강자성체의 자화 분극 방향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MRAM의 원리를 응용해 전자를 미리 스핀 분극 시켜 만드는 STT-MRAM도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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