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관세 압박 속에서 묻는 회복…숫자가 아닌 현실의 경제는 어디에 있는가

일부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그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일부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그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월드투데이 김웅식 기자] 최근 글로벌 경제를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여전히 ‘회복’이다. 성장률이 반등하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 주요 국가들은 경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복’이라는 표현이 과연 지금의 세계 경제를 온전히 설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되며 에너지와 곡물 시장의 불확실성을 여전히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까지 겹치면서 중동 리스크는 다시 글로벌 경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비용은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기조는 글로벌 교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조치를 넘어 공급망 재편과 산업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각국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비용 상승과 투자 불확실성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전쟁과 보호무역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 ‘회복’이라는 단어는 점점 더 제한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일부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그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체감 경제 역시 낙관과 거리가 있다. 물가 상승의 여파는 여전히 남아 있고, 금리 부담은 기업과 가계 모두에 압박으로 작용한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변동은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고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회복의 불균형이다. 군수·에너지·기술 산업은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성장 기회를 얻고 있지만 제조업과 중소기업, 일부 서비스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복이 모든 산업과 계층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 ‘선별적 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책 환경도 복잡해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와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고, 정부는 산업 보호와 글로벌 협력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관세와 같은 정책 수단은 단기적으로는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결국 지금의 글로벌 경제는 ‘회복’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확실성과 회복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에 가깝다. 숫자는 반등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전쟁과 갈등, 정책 충돌 위에 놓여 있다.

진정한 회복은 단순한 성장률의 반등이 아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교역 질서가 안정되며, 체감 경제가 개선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지금의 세계 경제는 그 과정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우리는 지금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불안 속의 반등을 회복이라 부르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의 세계 경제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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