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 확정…가해 역사 서술은 축소·완화 경향

['독도는 일본땅' 주장한 일본 고교 교과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24일 개최한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에서 검정에 합격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로 표기돼 있다. 일본은 교과서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도쿄 연합뉴스
['독도는 일본땅' 주장한 일본 고교 교과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24일 개최한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에서 검정에 합격한 고교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로 표기돼 있다. 일본은 교과서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도쿄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김웅식 기자]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또다시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표기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역사 인식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과거사 관련 기술이 점차 완화되거나 축소되는 흐름도 확인되며, 교육 현장에서의 역사 서술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4일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고 2027년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사용할 사회과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번 검정 대상은 일본사탐구 8종, 세계사탐구 7종, 정치·경제 5종, 윤리 4종, 지리탐구 3종, 지도 3종, 역사총합 1종 등 총 31종이었다. 이 가운데 27종이 검정을 통과했고, 4종은 불합격 처리됐다.

◆ 반복되는 독도 영유권 주장, 교육 현장에 반영

이번 검정을 통과한 다수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기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정부가 그간 유지해온 영토 인식이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은 2014년 이후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해 자국의 영토 주장을 교과서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향을 강화해왔다. 이후 초·중·고 교과서 전반에서 독도 관련 기술이 점차 확대돼 왔으며, 이번 고등학교 교과서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접하는 공식 교재에 특정 영토 인식이 반복적으로 담길 경우, 장기적으로 인식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역사와 지리를 통합적으로 배우는 시기에 이러한 서술이 강화되면 향후 세대의 인식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도 문제뿐 아니라 과거사 관련 서술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일부 교과서에서는 식민지 지배나 전쟁 책임과 관련된 표현이 이전보다 완화되거나 서술 분량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내 보수 성향의 역사 인식이 교육 과정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일본 교육 정책은 ‘균형 잡힌 역사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교과서에서는 가해 책임보다 피해와 재건 서사에 무게가 실리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국제 사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과거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서술이 아닌, 특정 시각에 치우친 내용이 반복될 경우 역사 교육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교과서 검정 제도와 정책 방향의 영향

일본의 교과서 검정 제도는 민간 출판사가 집필한 교과서를 정부가 심사·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학습지도요령과 검정 기준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내용이 국가의 공식 입장과 크게 어긋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토 문제와 관련된 서술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해왔다.

이러한 제도적 구조는 교과서 내용에 정부의 정책 방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교과서는 단순한 교육 자료를 넘어, 국가의 역사 인식과 정체성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번 교과서 검정 결과는 일본 교육 현장에서의 역사 서술 방향이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독도 영유권 주장 반복과 과거사 서술 축소는 단순한 교재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인식 전반과 연결된 사안이다.

교육은 미래 세대의 인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특정한 시각이 지속적으로 반영될 경우, 그 영향은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다. 다양한 관점과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갈등을 줄이고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번 교과서 검정 결과는 동아시아 역사 인식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며, 교육이 갖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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