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 70% ‘HiHUB’ 출범…정부·대학·기업 연결로 창업 인프라 본격 강화

하노이 거리 모습. /사진=픽사베이
하노이 거리 모습. /사진=픽사베이

[월드투데이 하노이=정유진 통신원] 하노이 중심가의 한 카페. 노트북을 펼친 청년 창업가들이 투자자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테이블 위에는 사업계획서와 메모지가 빼곡히 놓여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디어가 곧 사업으로 이어진다.

최근 하노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도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창업 증가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혁신 플랫폼처럼 작동하는 모습이다.

◆ ‘HiHUB’ 출범…공공 주도의 혁신 플랫폼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하노이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될 조직을 공식 출범시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최근 ‘하노이 혁신창업센터 주식회사(HiHUB)’ 설립을 발표했다. HiHUB는 정부와 과학계, 기업을 연결하는 핵심 허브로, 하노이 혁신 생태계 발전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HiHUB는 하노이시 인민위원회가 70% 지분을 보유하는 공공 중심 구조로 설계됐다. 나머지 30%는 하노이 백과대학교(HUST)와 IT 기업 CMC 그룹이 참여해 나눠 갖는다.

이 같은 구조는 정책 지원과 기술 연구, 산업 적용을 동시에 연결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현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참여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대학과 기업이 실질적인 기술과 시장을 담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노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배경에는 정부 정책, 투자 확대, 젊은 인재라는 세 축이 있다.

정부는 디지털 경제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벤처캐피털과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늘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됐다. 여기에 IT 교육을 받은 젊은 인력이 창업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노이의 스타트업들은 속도를 경쟁력으로 삼는다. 완성도를 높이기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현지 핀테크 기업 대표는 “완벽한 서비스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며 “시장 반응을 통해 방향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창업가는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오히려 투자자 설득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산업 경계 허무는 융합 흐름

AI, 핀테크, 물류, 콘텐츠 산업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AI 기반 의료 서비스, 이커머스와 물류를 결합한 플랫폼,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융합 산업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모바일 중심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도시 생활 전반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연결되고 있다.

빠른 성장 뒤에는 과제도 존재한다. 스타트업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다. 또 개발자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중·후기 투자 부족 문제도 지적된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창업 수를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노이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카페와 공유오피스, 투자사와 연구기관이 하나로 연결되며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HiHUB 출범을 계기로 공공과 민간이 결합된 창업 지원 체계가 본격 가동되면서, 하노이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노이는 더 이상 단순한 산업 중심지가 아니다. 젊은 창업가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의 도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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