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체 저작권 소송, '대학'이 주요 표적…울며 겨자먹기로 돈 내

[월드투데이] 윤서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윤서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2013년 대학가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금 화제를 끌고 있다.

2012년 한국복사전송권협회 소송에 이어 이듬해 윤디자인연구소, 산돌커뮤니케이션 등 글자체 업체들이 대학 홈페이지와 대학통합 이미지(UI), 인쇄물에 사용하는 자사 글자체의 사용료를 요구해옴에 따라 당시 추가 소송 우려 등 위기의식이 높아졌었다.

복사전송권협회는 대학 수업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져 온 교재복사 관행에 제동을 걸며 전국 6개 대학을 상대로 저작물 보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학들은 2012년부터 글자체 업체로부터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한양대, 한양사이버대, 한양여대, 한양대병원 등 관련 기관에서 '윤서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 보유 업체인 윤디자인연구소로부터 라이선스(사용권)를 일괄 구매하기도 했다.

건국대와 동국대, 동신대, 전남대 등 전국적으로 여러 대학이 최근 라이선스를 샀다. 라이선스 가격은 컴퓨터 한 대당 약 1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당시 "갑자기 통보를 받아 황당했지만 학교 이름을 걸고 소송까지 가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커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학들은 실제 소송에 가면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는 걸로 나오는데다 금액이 크지 않아 법정다툼을 피한 채 해결하려는 입장이지만, 향후 다른 업체나 분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저작권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어 큰 고민에 휩싸였다.

모 사립대는 블로그에 기사를 올려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최근 일부 언론사로부터 수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글자체가 문제이지만 사진이나 기사, 음원과 관련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며 "법무법인이 먼저 저작권 소유자를 접촉해 '소송권한을 위임해달라'고 제안하는 사례도 있어 대학이 저작권 소송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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