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영화특선 ‘우리 형’ 주제와 감상포인트은?

[월드투데이 김복희 기자]

EBS '한국영화특선‘ 시간에 방영하는 ’우리 형‘은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것이 있고, 아무리 원해도 갖지 못하는 것이 있다.

선택한건 아니지만 죽을 때 까지 얽힐 수밖에 없는 관계 가.족. 때로는 너무나 벗어나고 싶고, 절대 내 인생을 흔들어 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부정하던 부모님, 형, 언니, 누나, 내 동생이 나의 모든 행동과 가치관을 만들어낸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런 순간이 있다.

▲ 영화 우리 형의 스틸
그리고 결국 돌아갈 곳은 오랫동안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려준 그들 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비가 내린 어느 날 버스정류장으로 우산을 가지고 나와 줄 사람은 나의 가족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런 때, ‘우리형’이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감정이 바로 이런 것이기에 아련한 슬픔 이 곳에 담겨 있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오랜 시간 마음저편에 제쳐두었던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는 그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주었던 것인지...이게 이 영화 ‘우리 형’의 감상포인트이다.

최근 한류 열풍에 의해 한국 영화가 공전의 기록을 수립하며 한국영화계는 '관객 1,0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이 같은 성과가 이루어진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공존한다.

와이드배급, 극장의 증대, 확대된 관객층, 고급인력의 유입, 제작시스템의 합리화와 테크닉의 성장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의 질적 향상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영화가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관객들을 공감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보편적 정서에의 호소'일 것이다.

‘실미도’는 액션이기 이전에 동시대인으로써의 아픈 과거이며, ‘태극기 휘날리며’는 전쟁영화이기 이전 형제드라마인 것이다.

영화 ‘우리 형’ 줄거리 & 결말

12살엔 웬수였고, 20살엔 나의 전부가 된 (우리 형)

1990년대 후반, 한 고등학교.. 같은 반에 연년생 형제가 재학중이다. 잘생긴 얼굴에 싸움까지 잘하는 '싸움 1등급' 동생-종현(원빈)과 한없이 다정하고 해맑은 '내신 1등급' 형-성현(신하균). 어린시절부터 형만 편애하던 어머니(김해숙) 때문에 17년째 교전중이던 형제는 어느날, 두형제가 동시에 인근지역 최고 퀸카-미령(이보영)에게 반하면서 2라운드에 돌입한다.

▲ 영화 우리 형의 주요 출연 배우들 사진 하단은 주요출연작품들
형제간에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하며 대판 싸운 날, 성현은 그동안 동생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한다. “종현아! 내가 소원이 하나있는데.. 형이라고 한번만 불러줄래?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태어나 한번도 형을 형이라 부르지 않았던 동생과 동생이 자신의 첫사랑과 사귀는게 부러웠던 만큼,

자신만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 부담스러웠던 만큼 동생에게 미안했던 형. 하지만 끝끝내 종현은 성현을 형이라 불러주지 않는데..이러한 가운데 형은 동생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다. 그래서 항상 형은 동생보다 낫다는 우리네 속담이 생겼나 보다.

영화 ‘우리 형’ 감상 포인트

형, 언니, 누나, 여동생, 남동생. 형제관계에 있어 남녀 성별과 태어난 순서에 따라 정해지는 많은 호칭들. 하지만 개인마다 그 단어들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들은 수없이 다르다. 대부분 친했던 기억보다는 어린시절부터 다투고 싸운 기억이 더 많을 것이다.

내 옷을 입어서, 나보다 많이 먹어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해서, 나보다 잘나서... 각자 이유는 다르겠지만 형제, 자매간에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자리잡고 있다.

형제는 강한 경쟁심과 피를 나눈 동료의식을 동시에 지닌 관계다.

친구보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이지만,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관계라는 점에서 형제의 갈등에는 긴장감과 불편함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형제'는 '적'이 될 수도 없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옛말처럼 '형제'라는 단어에는 끈끈한 그 어떤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드라마 '파리의 연인', '형수님은 열아홉',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오! 브라더스’ 등에서 형제관계를 주축으로 다룬 이유일 것이다.

영화 ‘우리형’에서도 1살 많은 연년생 형을 형이라 부르지 않는 못된 동생과 동생을 한없이 챙겨주는 천사표 형이, 어머니의 사랑과 동시에 반한 여학생의 사랑을 놓고 고군분투 한다.

하지만 결국 서로 남이 될 수 없는 그들은 끊임없이 경쟁하면서도 끝끝내 서로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로 고민한다.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는 형제간의 정과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가장 평범한 진리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은 영화계에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이러한 정서의 연장선상에 바로 ‘우리형’이 있다. 형제-자매 사이의 경쟁과 갈등, 그리고 웃지못할 해프닝, 부모-자식간의 때로는 밉고 싫지만 끊을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이 영화 ‘우리형’ 속에 묻어난다.

'나는 부모님, 형제들을 욕해도 남이 욕하는 것은 듣기 싫은'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은 그래도 가족과 형제가, 모두의 마음속에서 언젠가는 내가 돌아갈 또 언제라도 나를 받아줄... 마지막 보루로 자리매김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게 우리 형의 감상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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