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은행비중, 사상 최저 이대로 괜찬을까?

[월드투데이 이하은 기자]

가계 대출처 가운데 은행 비중이 49.1%로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협,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더 많다는 뜻으로 해석돼 부채의 질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통계에서 카드사 등의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 대출 1천158조4658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액은 569조3132억원으로 49.1%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분기 말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가계 대출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분기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이 수치는 2002년 말 53.3%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6년 말 60.1%까지 올라섰고 2014년 1분기 49.9%로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 다음 분기부터 작년 1분기까지는 50%대를 유지하다가 2∼3분기에 49.2%로 하락했고 작년 말 49.5%로 약간 올랐지만 올 들어 다시 떨어진 것이다.

올해 가계대출에서 은행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을 찾는 가계가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1∼3월) 가계 대출 증가액 20조5천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27.3%(5조6천억원)에 그쳤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심사를 강화하면서 저소득·저신용 계층을 중심으로 비은행권에서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7월부터 보험권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6월부터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이 서민들을 고금리 대출로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