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정말 살아꿈틀거리는 외계인
[월드투데이 정새무기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외계인의 아버지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에서 외계인이 백악관 등 미국 주요 거점을 골라 부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외계인과 권투를 하는 장면을 보면 속이 후련하다. 살아꿈틀거리는 외계인을 정말 잘도 요리하고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20년 만에 다시 나온 <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전편에서 전투기를 직접 몬 미국 대통령 등 지구인들의 영웅적인 활약에 패퇴했던 외계인들이 다시 지구를 침략한다. 할리우드의 속편이 흔히 그러하듯, 침략군의 규모는 전편보다 훨씬 크다. 이번에 외계인들은 중력을 거슬러 도시를 통째로 들어 올리는 신기술을 보여준다.

외계인은 지구를 침략하고, 인간은 외계인을 막아낸다.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다. 자아와 타자, 삶과 죽음 사이에 이토록 뚜렷하고 순수한 이분법을 적용한 할리우드 영화는 최근 보기 힘들었다.

한편, 최근 할리우드는 급격히 성장한 중국 시장에 대한 호감을 자주 표현하고 있다. 이 영화에도 중국 시장을 배려한 설정이 많다. 인류가 만든 달 방어기지 사령관은 중국인이고, 여성 공군 에이스(안젤라 베이비)도 중국인이다. 친척 사이인 둘은 중국어로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백인-중국인 커플의 징조도 보인다. 달 기지의 식품에는 영어와 중국어가 병기돼 있다. 이제 미국은 혼자가 아니라 중국과 함께 지구를 지키기로 마음먹은 걸까. 12세 관람가.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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