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런 불교"…현각 스님 SNS에 남긴 글 보니?

[월드투데이 박소진 기자]

▲ (사진= 현각스님 페이스북 캡처)

하버드대 출신 외국인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 스님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계종을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을 떠나겠다고 공표하는 글을 올렸다. 

현재 그리스에 머무는 현각 스님은 페이스북에 “오는 8월 중순에 한국을 마지막으로 공식 방문한다”며 “화계사로 가서 은사 스님(숭산 스님)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환속(출가자가 속세로 돌아가는 것)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외국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 이 게 내 25년 간의 경험”이라고 깊은 실망을 내비친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께서 45년 전에 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지만 (조계)종단이 그 문을 자꾸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간 7∼9명 외국인 승려들이 환속했고, 나도 요새는 내 유럽 상좌(제자)들에게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이 세운 혁명적인 화계사 국제선원을 완전히 해체시켰다”며 “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기복=$(돈)’. 참 슬픈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각 스님은 한국 불교에 대한 애정도 내비쳤다. 현각 스님은 ‘한국불교는 죽었다’는 의견에 “아니다. 살아있다”며 “합리적인 교육, 유교 습관이 없는 환경, 남·녀 차별 없는 생활, 국적 차별 없는 정신”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현각 스님은 예일대, 하버드 대학원 출신으로 1990년 대학원 재학 시절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했다.

현정사 주지,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냈으며 불교 경전 영역과 법문을 통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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