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내용 발표되지 않아 표결 불확실

예산 합의 도출 시기와 겹쳐 속도전이 관건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ACA)의 대체·폐지 법안인 ‘트럼프케어’(AHCA) 입법을 재추진한다.

지난달 말 하원의 표결 시도가 좌절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주 상하원 회기 재개 시기에 맞추어 '취임 100일'(4월29일) 핵심 목표였던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입법과제 달성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새 트럼프케어 법안을 마련했으며, 이르면 21일 또는 주말에 참모들과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 회람시킨 뒤 다음 주에 표결을 다시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입법안이기도 한 트럼프케어는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ACA)를 대체하는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하원에서 ‘트럼프케어(AHCA)' 1차 처리를 시도했으나 당내 대표적 반대파인 ‘프리덤 코커스’ 설득에 끝내 실패하면서 표결을 자진해서 철회했다. 강경 보수 ‘티파티’에 뿌리를 둔 프리덤 코커스는 당시 트럼프케어를 ‘무늬만 개정안’, ‘오바마케어 라이트’라고 비판하면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앞서 트럼프케어 통과실 패의 주역이었던 공화당 강경보수파 하원 프리덤 코커스의 마크 매도스 의장(노스캐롤라이나)과 중도파 '투스데이 그룹'의 톰 맥아서 공동의장(뉴저지)은 라이언 의장·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최근 2주간 협상을 지속해왔다.

당내 분열에 부딪혀 좌절된 트럼프케어가 이번엔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를 두고는 전망이 갈렸다.

맥아서 의장은 구체적 안건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빠르면 내주 표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케어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화당 고위 보좌관 밥 브라이언 위원은 BI와의 인터뷰에서 “개정된 법안이 하원 내에서 216표를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며 법안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과반이 넘는 237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지난번 1차 표결 시도 때처럼 야당인 민주당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프리덤 코커스는 물론 온건파인 ‘화요모임’도 설득해야 하지만 아직은 이를 낙관할 수는 없는 처지다. 화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무보험자 증가를 우려하며 트럼프케어에 대한 찬성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의회가 당장 예산안 통과라는 시급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 헬스케어 법안 통과를 함께 추진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 월요일 미 의회가 2주간의 휴회를 끝내고 복귀하면 당장 그 주 금요일 자정까지 예산 합의안을 도출해야만 정부 폐쇄(shutdown)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과 트럼프케어) 둘 다 추진되길 원한다”며 “헬스케어 관련해 (수정) 진행을 잘 하고 있으니 일단 지켜보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조속히 통과시킬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 주나 바로 그 직후 정도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정부 폐쇄만 막는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큰 틀의 핵심적인 부분은 그대로 유지한 채 프리덤 코커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논란이 됐던 조항을 일부 손질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케어는 건강보험 가입을 법적 의무화하고, 미이행 시 개인과 고용주 모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전 국민 의무 가입’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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