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없이 노조문제서 국민적인 저항으로 발전 우려…노사 대화도 결론없어 정부의 결단 요구

▲ 경찰이 체포 작전에 나선 김명환 철도 노조 위원장

[월드투데이 이윤미 기자]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강제 진입 과정에서 종교 단체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알려진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잠적 5일째인 26일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찰이 병력을 동원 체포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김 위원장이 있는 민주노총 본부 건물 주변의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김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신병 확보 방안을 강구 중이어서 민주노총에 대한 기습진압이 우려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 건물에 재진입해 경찰의 침탈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으로 달려와 달라”고 호소했다.

▲ 김명환 위원장이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총본부 건물이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정치권, 종교계까지 나서 철도파업 지지를 위한 5천만 국민의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며 “코레일의 합법적인 파업을 방해하는 대체인력 모집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안에 머물고 있으며 이곳에서 파업을 지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단 김 위원장의 동선 파악에 주력하면서 지도부 검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어서 노조와의 격렬한 몸 싸움이 예고돼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민주노총에 대한 경찰의 강제 진입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
또 코레일 노사는 교섭 결렬 13일 만인 이날 오후 실무교섭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날도 노사 양측은 뚜렷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다.

한편 26일 하루종일 시민사회 단체들은 서로의 입장에 따라 회견, 고발 등을 통해 날선 공방을 벌여 ‘파업 갈등’이 한층 고조됐다.

그러나 문제는 철도파업이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민주노총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잇따르는 등 노조에 시민들도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원을 불법사찰하고 이를 청와대와 국정원에 보고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을 개인정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레일이 전국 지역본부와 역·사업소장으로부터 노조 회유 활동 정보를 취합해 청와대, 총리실, 국정원 등에 정례 보고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며 “국정원이 고유 업무가 아닌 정당한 노조활동을 사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국회에 출석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깊은 고심에 빠져 있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우측)
◇ 결론 못 내리고 막 내린 국회 = 국회 국토교통위도 26일 임시국회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철도파업을 놓고 입씨름만 계속하다 막을 내렸다.

민주당 소속 주승용 국토위원장은 이날 22개 법률안을 처리한 후 산회를 선언하려 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관영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국토부가 이(철도파업) 문제를 대단히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민영화 방지를 위한 많은 장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효과적인 수단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대체인력 모집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철도 민영화 금지를 명문화하자는 내용의 ‘원포인트 법 개정’은 FTA에 위반되고 3권분립에도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 경찰의 진압에 끌려가는 노조원
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철도노조 요구에 잘못된 내용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엄청난 갈등을 야기하는 루머로 나돌고 있다”며 “철도노조가 완전 철밥통인데 국민이 쉽게 납득하도록 홍보를 해야 한다”고 서 장관에게 요구했다.

▲ 26일 협상에 나선 노사는 결국 또 합의점을 찾지 못해 극과 극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한편 국회 환노위는 27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노·사·정 중재에 나선다. 정부에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토부 서승환 장관 또는 여형구 2차관, 코레일 사측에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 철도노조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위원장을 대리한 간부가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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