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외국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부와 필리프 벨기에 국왕부부.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브뤼셀 시내 벨기에 왕궁에서 필리프 국왕 부부를 면담한 뒤 샤를 미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셸 총리에게 "다양한 문제에 있어서 벨기에와 함께할 것"이며 "테러리즘이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 테러에 대해 언급하며 "(테러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건"이라면서 "우리가 100 퍼센트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해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면담한다.

이어 오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준공식을 겸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 늦게 G8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출국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벨기에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30시간으로 추산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문제, ‘테러와의 전쟁’ 지원 확대 문제 등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 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고 미국에 의존하기만 한다고 지적하며, ‘낡은 동맹’이라고 깎아내리고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 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각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부터 나토 회원국에 대해 GDP(국내총생산)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할 것을 요구해왔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럽 방위에 대해 밝힌 미국의 약속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8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 2% 이상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터키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취임 후 다시 나토와의 관계에 비중을 두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선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나토 정상들은 또 회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테러와의 전쟁 참여 확대 방안과 아프간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미국은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IS 격퇴전'에 더 많이 참여해 달라고 요구하며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미군 지휘관들은 탈레반이 세력을 회복하고 있는 아프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이 필요하다며 나토의 추가 파병을 요구하고 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의 아프간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전투작전에 투입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토는 아프간 지원 문제는 내달께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맞이한 벨기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에 테러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벨기에 당국은 트럼프 방문 및 나토 정상회의 기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하는 주요 지역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임시 제한하는 등 철통같은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벨기에 도착 날인 24일 브뤼셀 거리 곳곳에는 반(反) 트럼프 행진이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정책 및 이민 정책에 반대하며 "우리는 트럼프를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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