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는 숙소 예약이 빠질 수가 없다. 숙소 예약 고민을 덜어주는 서비스 업체들이 대개 싸다고 여겨지는데 점점 그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온라인 예약 서비스 업체들 견제에 나섰다. 호텔 가격을 비교해주는 이 서비스들이 너무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많은 대형 호텔 체인이 심야 가격을 대폭 낮추고, 외부 예약 서비스 대신 자사 사이트를 통해 직접 예약하도록 하는가 하면 충성고객들에게는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주겠다며 유혹하고 나섰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힐튼 월드 와이드 홀딩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은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등이 고객들에게 손쉽게 호텔의 빈 방을 알려주는 대신 최대 30% 수준의 예약 수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호텔들의 ‘단골 프로그램(로열티 프로그램)’에 회원 가입을 하고, 호텔 홈페이지·앱·전화로 예약하면 온라인 예약 사이트보다 방값을 더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 제공하던 와이파이 서비스나 식사 제공 같은 무료 혜택의 폭도 객실 선택과 같은 옵션을 추가해 넓혔다.

그러나 고객들은 호텔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경우라면 굳이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려는 심리를 가진다. 이런 고객을 잡기 위한 장치로 호텔 투숙으로 쌓은 포인트를 호텔이 아닌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하는 방식도 제공한다.

 

대형 호텔 체인의 회원 가격을 따로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www.RoomKey.com)도 생겼다. 이곳에서는 60여 개 브랜드 대형 호텔 체인의 로열티 프로그램 가입 회원이 누릴 수 있는 객실 할인 요금을 검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체인의 이런 노력들이 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여행 예약 서비스는 이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툴'이 됐다고 전했다.

​여행산업 리서치 그룹인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호텔 예약을 통한 매출은 990억 달러(약 111조 원 규모)에 달한다.

여행 관련 데이터 회사인 아다라는 미국의 경우 여행자 중 18세~34세 사이에서는 52%가 해당 호텔 웹사이트 대신 온라인 검색엔진을 통해 호텔을 예약한다. 35세 이상 인구 중에는 37%가 이런 방식을 쓴다.

​더 젊은 여행자들일수록 호텔이 직접 제공하는 보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가 적었다. 많은 이들이 외부 웹사이트를 선호했다. 왜냐면 그들은 항공료나 자동차 렌털 비용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옵션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온라인 여행 예약 서비스와 호텔 업계 간에 20여 년째 이어져 온 '프레너미(frenemy=friend+enemy)'의 최신 에피소드라고 보도했다. 친구이자 경쟁자인 관계에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등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호텔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고객과 호텔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에는 호텔이 받는 전체 예약 수수료를 조금씩 잠식해나가기 시작했다.

호텔 산업 컨설팅 업체인 칼리브리랩스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1년간 미국 내에서만 45억 달러의 수수료를 온라인 여행 예약 사이트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호텔들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투숙객을 유치해주는 파트너로 인식했으나, 이젠 투숙객과 호텔 사이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여기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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