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은 전남영광에서 여섯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한다는 걸 잊지마’가 전파를 탄다.

‘인간극장’에 전남 영광에서 6년 전 푸른 저수지 너머에 하얀 집을 짓고 4남매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며 살아가는 김양근(41)-전성옥(47) 아로니아 농부 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번주 KBS 1TV ‘인간극장’은 전남영광에서 새로온 동생 박가빈(8)-김태호(6) 덕분에 질풍노도 시기에 막내들 뒷바라지까지 하고 있는 김태찬(14)-김태희(12) 4남매등 여섯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한다는 걸 잊지마’가 전파를 탄다.

21일 방송되는 ‘인간극장-사랑한다는 걸 잊지마’ 4부에서는 시골 생활 6년 차. 밭에 아로니아는 까맣게 영글어 가는데, 아이 키우랴- 수확하랴- 양근 씨와 성옥 씨는 애가 탄다. 어렵게 인부를 불러 밭으로 향하는 부부.

그 시간 살림꾼 태찬이와 태희는 알뜰살뜰하게 집안일을 하고, 동생들을 챙긴다. 며칠 뒤, 둘째 태희의 생일이 찾아오고, 가족들의 진심 어린 편지와 기도에 태희가 눈물을 쏟는데....

# 보육원에서 봉사하며 만난 여섯 살 연상의 부부

양근 씨와 성옥 씨가 처음 만난 곳은 보육원이었다. 중학교 때 부모님이 암으로 돌아가신 양근 씨. 이후 여동생들과 친척 집에 뿔뿔이 흩어져 지내다가, 이곳 보육원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워줬던 사람들- 그 사랑에 보답하듯, 자신이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총무를 맡으며 보육원 아이들을 돌봤던 양근 씨. 그곳에서 봉사하러 온 연상의 그녀, 성옥 씨를 만났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녀. 양근 씨에게 6살이란 나이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성옥 씨는 동생을 대하듯, 매일 책을 추천해주고, 독후감 숙제도 내주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양근 씨, 어느 날은 직접 쓴 시를 고백하듯 건넸다.

“우리 하늘가서도 같이 살자. 너무 많은 것 주시는 하느님께 우리에게 좋은 것들 조금만 주시라 하고 변함없이 사랑하는 맘 가지고 같이 살게 해달라고 하자”

서툴지만 진심이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시. 양근 씨의 고백에 성옥 씨의 마음이 열렸고, 그렇게 ‘성옥이 형’에서 ‘여보’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김태찬(14), 김태희(12) 남매를 키우던 부부. 태희의 급성 천식이 심해지면서, 전남 영광으로 귀농을 하게 됐다.

자연 속에서 태희의 건강이 회복되고, 아로니아 농사도 익숙해질 무렵, 가족에게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바로 박가빈(8)과 막내 김태호(6). 각각 지인과 위탁기관을 통해 맡게 된 두 아이-

드디어 부부의 오랜 꿈이 실현됐다. 하지만 가족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있던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고, 갑자기 생긴 동생들과 사랑을 나눠 갖게 된 태찬이, 태희도 힘들어했다.

고민에 빠진 부부... 그러나 정답은 하나, ‘사랑’이었다.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해주고, 품에 꼭 안아주고- 부부의 노력이 통했을까, 아이들은 점점 마음을 열었고 길에서 누군가 물어도 ‘모두 우리 가족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 아이들에게 기댈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여섯 식구가 함께 맞이하는 네 번째 가을. 양근 씨와 성옥 씨는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 또 하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막내 태호의 입양! 내후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태호를 위해 입양을 결심했다는데-

하지만 그 절차가 쉽지 않다. 양육 계획서부터 각종 진단서까지. 복잡한 서류들 앞에 머리가 하얘진 부부. 수확을 앞둔 아로니아는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데- 부부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아이들은 개학하고, 부모는 수확하고- 가을 문턱부터 가족들은 분주하다. 어느 날, 아침부터 티셔츠를 맞춰 입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가족들. 바로, 태호의 입양 서류에 넣을 가족사진을 찍는다는데- 너도나도 엄마, 아빠 옆에 달라붙는 사 남매. 양근 씨와 성옥 씨는 기댈 부모가 없는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힘들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입양과 위탁. 부모가 되기까지, 그리고 가족이 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산을 넘어야 할까? 그 시간 함께 견뎌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엄마, 아빠의 당부가 있다.

‘얘들아, 언제나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

‘인간극장’ 여섯 살 연상연하 부부, 사랑이라는 이름의 영광 6가족 이야기는 21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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